춘천지법, 중도유적지 ‘공사 중지’ 가처분 재판

2021년 10월 6일 오후 3:57 업데이트: 2021년 10월 9일 오전 8:55

춘천 중도 레고랜드 공사중지 가처분 재판이 5일 춘천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앞서 시민단체인 춘천중도선사유적지보존본부(이하 중도본부)는 지난달 2일 춘천 호반(하중도) 관광지 조성사업과 관련해 사업 시행사인 (주)강원중도개발공사를 상대로 춘천지방법원에 공사 중지 가처분 재판을 신청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선사 유적지로 알려진 중도유적지를 보존하기 위해 레고랜드코리아프로젝트 관련 공사를 중단시키고자 한다는 게 가처분 신청 이유였다.

이날 오후 춘천지방법원 203호 법정에서 열린 심문에서 채권자인 중도본부는 “대한민국 역사와 문화의 귀중한 증거유적인 중도 유적지가 훼손됨으로써 대한민국 역사도 훼손되고 있다”며 “위대한 문화유산을 훼손하는 범죄는 적법하게 처벌받아야 하고 불법적인 레고랜드 공사는 즉각적으로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채무자인 중도개발공사 측 변호사는 “피보전권리가 없으므로 기각한다”고 말했다.

중도본부는 “방청객을 포함한 국민들이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추가 발언할 시간을 더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심문기일은 재판부가 판결을 위해 채권자의 추가 주장을 듣는 절차”라고 설명한 뒤 “제출한 준비서면 외에 추가 주장이 있으면 정리해서 서면으로 제출하라”며 심문을 종결했다.

중도본부는 지난해 4월 6일 중도 H구역 및 순환도로부지구역에서 대량의 불법매립 잡석을 발견해 문화재청에 신고했고, 문화재청은 복토지침을 위반한 혐의로 춘천레고랜드 사업자들을 형사고발했다. 같은 해 12월 29일 춘천경찰서는 강원중도개발공사 등 레고랜드 사업자들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춘천 의암호의 섬인 중도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선사시대 유적지가 발견된 곳이다.

중도에서 1970년대 후반 석기시대 유물이 출토된 이후 1980~1984년까지 국립중앙박물관 등에서 대대적인 발굴조사가 이뤄져 대규모 선사유적지가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2009~2011년 4대강 사업에 따른 발굴조사에서도 대량의 유구가 발굴되기도 했다. 2013~2017년 실시된 고고학적 발굴조사에서는 6천 명 정도가 살았던 규모로 추정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선사시대 도시가 발굴됐다.

/ 취재본부 이윤정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