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설’ 트럼프, 대선 승리 결의 다져…텍사스 유세 이모저모

재니스 아일(Janice Hisle)
2023년 03월 29일 오후 8:04 업데이트: 2023년 05월 26일 오후 1:39

본격적인 대선 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어조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린 2024 대선 첫 대규모 유세에 참석한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권을 되찾고 혼란에 빠진 나라를 정상 궤도로 되돌리겠다는 의지를 그 어느 때보다도 결연히 보였다고 전했다.

텍사스주 와코에 거주하는 딜런 마샬(36) 씨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억만장자 사업가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5년 처음 정계 진출을 선언했을 때만 하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신은 할 수 없다’고 자신에게 건넨 말들이 틀렸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대통령에 도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밝혔다.

마샬 씨는 “그러나 오늘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미국을 정상 궤도로 되돌리고자 하는 의지가 더 강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난 25일(현지 시간) 텍사스 유세 모습|Courtesy of Donald J. Trump for President

나라의 가치관이 흔들리고 있다

마샬 씨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인플레이션 사태를 겪으면서 전통적인 미국적 가치가 추락하는 행태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있다.

마샬 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금 미국이 지난 2016년보다 훨씬 더 끔찍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에 매우 괴로워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래서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는 일이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캠프 측은 이날 유세에 참석한 인원이 약 2만5000명이라고 추산했다. 마샬 씨를 비롯, 유세 이후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참석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는 그간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대한 정책 등을 시행함으로써 미국 사회가 혼란에 빠지는 상황을 미국인들이 목도했기 때문이라고 이들은 분석했다.

불법 이민자들, 멕시코-미국 국경을 통해 유통되는 펜타닐, 자라나는 어린이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성(性) 이데올로기 교육, 기후 변화 이데올로기 등이 그 예다.

아울러 텍사스 유세 참석자들은 미국 사법 제도의 무기화와 연방 정부의 부패가 미국의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동의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과거 여러 차례 수사 대상이 된 경험이 있고 그만큼 위험에 잘 대비할 수 있지만, 공화당의 또 다른 대선 주자로 꼽히는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과연 이러한 도전에 맞설 준비가 돼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드러냈다.

드산티스 주지사는 2024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잠재적 경쟁자로 거론되는 후보로, 아직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여론 조사에서 드산티스 후보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선거 분석 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유권자의 약 44%에 달하는 지지를 차지, 29%를 기록한 드산티스 주지사보다 15%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자신을 겨냥한 여러 수사 및 부정적인 언론 보도에 직면한 상태에서 자신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언급했다.

조준선에 선 트럼프

민주당이 주도 중인 이번 수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정 비리 의혹과 더불어 정부 기밀문서 처리 방식 및 2020년 대선 결과 불복 논란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둘러싼 수사를 근거 없는 마녀사냥이라 비판했다.

이와 관련 마샬 씨는 “그들이 트럼프를 대하는 방식을 보건대, 트럼프가 당장 내일 그만두겠다고 한다 해도 나는 트럼프를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일어난 일들을 언급했다.

일례로 지난해 8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악관 기밀문서를 유출한 혐의를 받아 개인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저택이 압수수색당했다. 전직 대통령의 자택이 압수수색된 것은 미국 역사상 최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압수수색이 불필요한 조치라며 미 연방수사국(FBI)이 원하는 기록은 무엇이든 자신이 넘겼을 것이고 또 자신이 퇴임하기 전에 문서의 기밀이 해제됐다고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FBI는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이 기밀문서를 보관한 장소에 대해서는 압수수색을 진행하지 않아 더욱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달 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다른 ‘최초의 불명예’ 타이틀을 거머쥘 상황에 처했다. 기소 및 체포당할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되게 생긴 것. 이번에는 장부 조작 혐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입 닫는’ 조건으로 13만 달러를 지급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러한 관계를 부인한 상태다.

이에 대한 수사마저 지지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담당 수사관인 앨빈 브래그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청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죽은’ 사건을 부활시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연방 당국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금 은닉 혐의에 대해 기소를 거부했다. 2016년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측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니얼스와 관련된 금융 거래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서한을 작성했다.

라나 벤토 씨|Janice Hisle/The Epoch Times

트럼프를 위한 민주당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면한 이번 수사에 대해서 “정치적 동기가 있지 않았겠냐”는 게 주요 여론이다.

텍사스 유세에 참석한 라나 벤토(52) 씨는 에포크타임스에 “사람들이 워싱턴 DC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패를 목격하면서 큰 변화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벤토 씨는 “솔직히 말해서 지난 3년 동안 드러난 모든 일들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트럼프를 위한 민주당’이라는 플래카드도 많이 봤다”고 덧붙였다.

벤토 씨에 따르면, 최근 미국 내 SNS상에서도 “트럼프 지지자가 아니었지만 이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선언하는 사람이 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벤토 씨는 “저는 단지 변화를 볼 뿐”이라며 “어떤 사람들은 ‘트럼프는 절대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는데, (실질적으로) 트럼프 지지율이 높아진 것 같아서 이런 부정적인 의견을 정말 믿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가스와 식료품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가격이 상승한 점을 언급하며 현재 미국인들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사람들은 이런 어려움이 바이든 현 대통령의 정책 때문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벤토 씨는 귀띔했다.

“사람들은 은행 계좌를 보며 ‘트럼프가 있었을 때가 더 나았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의 주머니에 타격이 있다. 사람들은 트럼프 행정부였을 때 상황이 더 나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브랜드 와이릭 씨 커플|Janice Hisle/The Epoch Times

트럼프의 경험과 부는 큰 장점이다

플로리다주는 미국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주다.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플로리다주에서는 유능한 지도자임을 입증했음에도 벤토 씨는 드산티스 주지사가 대통령 자리에 오르는 데 있어서는 불편함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벤토 씨는 “트럼프는 드산티스가 공직에 오르는 것을 도왔고 드산티스를 지지했다”면서 “그런데 드산티스가 트럼프에게 등을 돌리는 것은 잘못된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유세 참석자인 브랜든 와이릭(32) 씨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금 대통령에 적합한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와이릭 씨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경험이 풍부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이 필요하고, 그런 다음에 드산티스를 대통령에 앉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산티스에게는 코치가 필요하며, 그 코치는 트럼프가 될 것”이라는 게 와이릭 씨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마샬 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드산티스 주지사의 중요한 차이점 중 하나로 드산티스 주지사가 부유하지 않다는 점을 짚었다.

경제 전문 포브스지에 따르면, 2022년 9월 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순자산은 32억 달러로 집계됐다. 대통령 취임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순자산은 40억 달러 이상이었으나 재임 기간 약 25억 달러로 떨어졌다. 마샬 씨는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월급도 받지 않았다”며 드산티스 주지사는 의지할 만한 자원이 부족하고, 그로 인해 이해관계자들의 “꼭두각시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샬 씨는 이어 “이것이 트럼프가 가진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트럼프는 다른 사람의 돈이 필요하지 않다. 그래서 트럼프를 훨씬 더 믿게 된다”고 했다.

[좌] 딜런 마샬 씨, [우] 마이크 린델 CEO|Courtesy of Dylan Marshall
“그의 시대가 아니다”

텍사스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드산티스 주지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2018년 주지사 선거에서 당시 드산티스 주지사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을 때 자신이 드산티스 후보를 지지함으로써 드산티스 후보가 당선될 수 있었는데도 드산티스 주지사가 이번 대선에 출마하려 하고 있다는 비난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드산티스 주지사가 과거 자신이 준 도움에 감사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린델 마이필로우(MyPillow Inc.) CEO를 포함, 미국 사회 다양한 분야의 저명인사 중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은 드산티스 주지사가 자신의 진짜 동기를 숨기고 있다는 점에서 ‘트로이 목마’ 같은 인물이라고 꼬집었다.

린델 CEO는 드산티스 후보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잘못된 발언으로 “거의 스스로를 망쳤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주 드산티스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수사를 맡은 브래그 지검장을 향해 “정치적 의제를 추구하고 검찰을 무기화했다”고 비난하면서도 “어떤 종류의 불륜 혐의에 대해 침묵시키기 위해 포르노 배우에게 은밀히 돈을 지불한 것에 대해 나는 말할 수 없다”며 자신은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발언했다.

텍사스 유세에 참석한 트럼프 지지자들 대부분은 드산티스 주지사의 해당 발언을 부정적으로 해석했다.

린델 CEO는 드산티스 주지사가 상황을 묘사하는 방식을 비판하며 “드산티스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내일 아침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ourtesy of Donald J. Trump for President 2024

“드산티스, 2028년 대선에 출마하면 될 듯”

와이릭 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드산티스 주지사가 화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드산티스 주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멘토링을 받고 2028년 대선 후보로 지명받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와이릭 씨는 “물론 드산티스는 훌륭한 일을 할 인재”라면서도 “그러나 드산티스가 만약 지금 트럼프가 처한 수준에 처한다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드산티스는 코칭을 받고 이 나라를 맡을 준비를 할 것이다. 지금은 드산티스의 시대가 아닌 것 같다”는 와이릭 씨는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현재 직면한 수많은 문제를 자신이 해결할 수 있다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쳤다고 분석했다.

“한 마디로 (연설을) 요약하자면 ‘희망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나라를 위해 필요한 일을 기꺼이 해내고, 이 나라를 위해 기꺼이 타격을 감수할 수 있는 사람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에 기뻤다. 그 사람은 트럼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