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왕’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알려주는 훌륭한 지도자의 덕목

김연진
2023년 04월 14일 오후 12:03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5:27

영국의 역사학자 에드워드 기번(Edward Gibbon)은 저서 ‘로마 제국 쇠망사’에서 ‘팍스 로마나(Pax Romana)’를 언급했다.

팍스 로마나는 고대 로마제국이 평화와 번영을 누렸던 1세기부터 2세기경의 시기를 뜻하며, 흔히 이 시기를 로마제국의 전성기로 꼽는다.

에드워드 기번은 “팍스 로마나는 미국 공화국의 초창기에 비견할 정도로 현명한 통치의 시대였다”고 밝혔다.

로마제국의 전성기는 가장 유능하고 훌륭한 5인의 명군인 ‘오현제(五賢帝)’가 이끌었다. 오현제에는 네르바, 트라야누스, 하드리아누스, 안토니누스 피우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포함된다.

그중에서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치며 교훈을 주고 있는 황제는 바로 로마제국의 제16대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다.

철인왕(哲人王)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플라톤이 강조했던 ‘철인왕’에 가장 부합하는 황제였다.

플라톤은 저서 ‘국가론’에서 “이상국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철학자가 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철학과 성찰, 명상과 사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서기 161년부터 약 20년간 군림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황제의 자리에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또한 스토아 학파의 철학자로도 유명했다.

Eric Gaba | Wikipedia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인간의 삶과 성찰, 지도자의 책임과 의무에 대해 고찰한 저서를 집필하기도 했는데, 그 저서는 후대 사람들에 의해 ‘명상록(Meditations)’이라고 불리게 됐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에서 훌륭한 지도자의 덕목으로 자기반성적 성찰과 겸손을 꼽았다.

권력을 경계하라

황제로 즉위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막강한 권력을 손에 쥐었지만, 그 권력을 절대 남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황제의 권력과 권한을 분산하는 등 로마제국을 효율적으로 통치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따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고대 로마의 입법·자문기관인 원로원(元老院)에 권력의 상당 부분을 이양했으며, 늘 권력 독점을 경계했다.

미덕을 품어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지도자가 지혜와 미덕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견해도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Public Domain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노예에서 황제에 이르기까지, 로마제국의 모든 사람들을 동일하게 여겼다.

그는 “지도자는 신이 아니다. 한낱 오류투성이 인간일 뿐이다. 그래서 늘 겸손하고 반성해야 하며, 미덕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저서에 남겼다.

자기 자신을 먼저 이끌어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지도자가 사사로운 감정과 욕망에 휘둘리지 않아야 하며, 명상과 성찰을 통해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자기 자신을 먼저 통제하고 이끌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비로소 다른 사람들을 이끌고, 조직을 운영하며, 나라를 통치할 수 있다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말했다.

‘철인왕’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조언은 지금까지도 전해져 내려오며 수많은 지도자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로버트 에드워드 리(Robert Edward Lee) 등 현대의 군사 및 정치 지도자들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