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열면 바로 낭떠러지…” 주차장 만든다며 인근 원룸 언덕 싹 밀어버린 구청

이서현
2020년 06월 3일 오전 10:34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24

울산 동구청이 공영 주차장을 만든다며 인근 원룸 건물의 언덕을 모두 깎아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 1일 MBC 뉴스는 울산 동구 남목시장 공영주차장 건설로 불안에 떨고 있는 인근 주민들의 목소리를 보도했다.

남목전통시장이 있는 일대는 오래된 아파트 단지와 일반주택 등이 많아 주차공간 부족했다.

구청은 총 공사비 10억원을 투입해 올해 5월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시작했다.

처음 공사를 계획할 때는 원룸 쪽 진출입로는 없었다.

하지만 기존에 계획한 주차장 진출입로가 시장 반대편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계획을 변경했다.

유튜브 채널 ‘MBCNEWS’

당초 공사와 관련 없던 원룸쪽 언덕을 깎는 토목작업도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구청은 주민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설명회를 열지 않았다.

보기만 해도 아슬아슬한 건물 상태에 불안을 느낀 한 주민은 이사를 떠났다.

두통약을 달고 사는 등 남은 주민들도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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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건물 주인은 “살고 계시는 분 시끄럽다고 한 분 나가고 집이 두 개 비었지만 (공사현장) 보고는 전부 다 (계약) 안 한다고 가시는 그런 피해도 있다”고 말했다.

주택건설기준에 관한 규정에는 안정성 확보를 위해 모든 건축물은 높이 2m 이상의 옹벽축대를 설치하는 경우 옹벽 높이만큼 이격거리를 두고 공사를 하게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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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알게 된 주민들이 구청에 항의했지만 “이곳은 해당하지 않는다”는 답만 들었다.

또 구조안전진단을 해달라는 요구에도 구청은 “예산경비가 없다”는 입장을 전하며 급하게 방수포를 덮어놓은 것이 전부였다.

문제가 불거지나 구청은 뒤늦게 공사를 중지하고 안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구청 관계자는 “사면 안전성 검토를 실시했고 현장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 결과에 따라서 공사를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