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4월 방미, 매카시 美 하원의장 면담 추진

강우찬
2023년 03월 7일 오후 12:50 업데이트: 2023년 05월 25일 오후 4:08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내달 중미 순방 일정 중 미국을 경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케빈 매카시(공화당) 하원의장과 면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차이 총통이 캘리포니아 남부 레이건 도서관에서 연설할 예정이며, 두 사람의 회동이 이곳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차이 총통이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2019년 7월 이후 4년 만이다.

당시 2020년 대만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던 차이 총통은 카리브해 4개국 순방길에서 뉴욕과 덴버를 경유했으나, 정계 고위 인사와의 면담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 총통과 매카시 하원의장의 면담이 성사될 경우, 대만에 대한 지배권을 주장하는 중국이 크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대만을 지배한 적이 없으나, 중국 공산당은 대만을 국토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면담은 대만 방문을 추진하던 매카시 의장 측과 조율을 통해 마련된 절충안일 가능성도 관측된다.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 | 로이터/연합뉴스

매카시 의장은 지난 2월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대만 방문을 강행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으나, 중국이 최대한의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하면서 대만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을 더 고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이에 따라, 대만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되 중국의 반발을 완화하고자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보다는 한 단계 낮은 수위의 행보를 추진하는 것으로 FT는 풀이했다.

다만, 매카시 의장이 대중 공세의 고삐를 죄어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는 2020년 5월 하원에서 ‘중국 태스크포스’를 조직했으며, 하원의장 취임 후에는 “오랜 염원”이었던 미중 전략경쟁 특별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미 의회 내 대표적 대중 강경파로서의 행보를 분명히 했다.

한편, 백악관은 이번 사안에 대해 말을 아끼며 신중하게 반응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만이 총통의 어떠한 순방에 대해서도 발표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대만에 문의하고 답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계획되거나 확정되지 않은 방문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