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 짚고 ‘전쟁기념관’ 가는 참전용사 할아버지들 보며 가슴이 찡해졌습니다”

김연진
2020년 07월 9일 오후 4:2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2:32

오전 9시께, 차량 계기판에 표시된 외부 온도는 29도였다.

이른 시간부터 푹푹 찌는 듯한 한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린 오늘(9일), 걷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서울 시민들이 더위를 피하기 위해 실내로 향할 무렵, 흰색 모자를 쓴 할아버지들은 구부정한 허리를 지팡이에 의지한 채 어디론가 향했다.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이었다.

에포크타임스

9일 오전 9시 3분,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할아버지 예닐곱 분의 모습이 포착됐다.

할아버지들은 흰색 모자와 조끼를 쓰고 계셨다. 국가유공자 모자와 조끼를 착용하신 참전용사분들로 보인다.

참전용사 할아버지들은 단체로 모여 전쟁기념관 내부로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거동이 불편하신 분은 지팡이를 짚고 행렬에 동참했다.

어떤 모임인지,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그 모습만으로도 울컥하는 감정이 치밀어 올랐다.

연합뉴스

지난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었다. 또 올해는 6.25전쟁 70주년이었다.

그러나 전쟁기념관을 가거나, 역사를 공부하거나, 호국영웅들을 떠올리거나. 과연 우리가 어떤 것을 했는가 되돌아보게 하는, 그런 힘이 작동하는 현장이었다.

올해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참전용사들에 대한 예우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대부분의 참전용사들이 여전히 생활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광역지자체에서 지급하는 참전용사 명예수당은 각 지자체마다 차이가 있으나, 월 2~20만원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고령의 참전용사는 이 돈에 의지해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