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다노’ 설립한 홍콩 재벌이 홍콩 시위에 선두로 나섰다

황효정
2019년 10월 24일 오전 9:26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02

홍콩의 한 재벌이 “민주 투사”라고 불리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대중화된 패션 브랜드 지오다노(Giordano)의 창업자인 라이치잉(黎智英, 71) 회장이다.

지난 6월 초 이후 20주째 이어지고 있는 홍콩 민주화 시위와 관련, 라이치잉 넥스트미디어그룹 회장은 홍콩 시위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라이 회장은 1조원이 넘는 재산을 가진 거부이면서도 시위행진에 직접 참여하고 중국 정부에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나 홍콩 문제를 두고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중국에 맞선 홍콩 갑부는 라이 회장이 유일하다. 리카싱 청쿵그룹 등 다른 홍콩 재벌 대부분은 홍콩 시위를 진압하는 중국 정부를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중국은 이런 라이 회장을 두고 미국과 연계된 ‘검은 손(Black Hand)’이라고 명명하며 반역자, 매국노라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 본토에 있는 라이의 친인척들은 ‘조상과 국가에 대한 배신자’라며 라이 회장을 족보에서 삭제했다고 알려졌다. 심지어 지난 9월에는 라이 회장이 거주하는 자택에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침입해 화염병을 던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라이 회장은 이같은 집중포화 속에서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홍콩 상황이 갈수록 긴박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 나아가야 합니다”

직접 거리로 나서 시위에 참여한 날, 라이 회장이 남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