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이 정지된 수표입니다” 돈세탁 눈치채고 피해 막은 금거래소 직원들

이현주
2021년 01월 19일 오후 12:05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57

범죄 조직들이 금거래소를 돈세탁 통로로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금거래소 직원들이 이를 알아채고 신고해 수상한 고객들을 경찰서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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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SBS에 따르면, 지난 14일 30대의 한 남성이 서울 종로 금거래소를 찾았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대뜸 9천만 원짜리 수표 한 장을 내밀며 금괴로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 고객은 어딘가 모르게 불안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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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계속 떨고 누군가와 쉴 새 없이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수상한 낌새를 챈 직원이 옆 동료에게 돈세탁이 의심된다는 메모를 전달했다.

해당 직원은 “딱 돈에 맞춰서 금을 사겠다고 했고 바로 가져가야 된다고 했고 카톡을 계속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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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수표를 내민 남성에게 “지급이 정지된 수표”라며 거짓말로 출처를 떠봤다.

수상한 남성은 결국 “누군가 시킨 일”이라며 털어놨다.

다음 날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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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50대 여성이 1kg 금괴 2개를 내밀며 돈으로 바꿔 달라고 한 것.

금괴는 무려 1억 4천만 원어치로, 제작연도는 2021년인 올해였다.

금거래소 직원이 못 본 척 “언제 산 것”이냐고 묻자, 이 여성은 “몇 년 전에 샀다”고 답했다.

금괴가 본인 것이 아님이 들통나자 직원들은 경찰에 이를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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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금거래소는 최근 2년 동안 20건 넘게 보이스피싱의 돈세탁 정황을 포착해 경찰에 신고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30억 원이 넘는다.

한국금거래소 직원은 “사회적 책임이 있는 기업으로서 그저 넘길 수 없었다”며 “피해자는 대부분 노인 계층 이런 분들의 돈이어서 이걸 좀 지켜드리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