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린성, 예고 없이 시 봉쇄…주민들 “보름간 음식배달 한 번”

류지윤
2021년 02월 1일 오후 4:40 업데이트: 2021년 02월 1일 오후 9:14

중국 현지에서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발생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지린성(吉林省) 퉁화시(通化市)가 예고 없이 봉쇄되어 현지 주민이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현지 주민이 에포크타임스에 당국이 15일 동안 단 한 차례만 음식을 배달해 줬다고 알려왔으며, 현재 일부 가정에서는 식량이 끊긴 상태다.

예고 없던 봉쇄

퉁화시 둥창구(東昌區) 민주거리에 사는 천레이(陳雷∙가명) 씨는 자신이 사는 단지에서 퉁화시 ‘0번 감염자’의 밀접접촉자가 나왔다고 에포크타임스에 전했다.

지난 14일 아파트 단지의 ‘그리드 요원’(지정 지역 담당자)이 전화를 걸어와 그에게 핵산 검사를 받도록 했다. 그가 집으로 돌아온 뒤, 아무런 통지가 없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단지가 봉쇄됐다.

“이해는 한다”고 말한 천 씨는 “정부가 공황이 야기될까 두려워하는 건 이해해야 한다”며 “도시를 봉쇄한단 말만 꺼내도 전부 급하게 음식을 사러 갈 텐데, 그러면 정부에 압력을 가하지 않겠나?”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주민들이 제2차 핵산 검사를 받은 뒤 아파트 단지가 봉쇄됐으며, 제3차 핵산 검사 뒤엔 가택 봉쇄에 들어갔다.

봉쇄 15일 만에 음식 배달 한 번, 또다시 곧 식량 끊겨

하지만 이어 벌어진 일은 천 씨는 더 이상 ‘이해’할 수 없었다.

“갑작스러운 일로 정신이 없을 수도 있는 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15일 동안 음식 배달은 한 번밖에 없었다”고 말한 천 씨는 “마늘종 한 단, 무 두 개, 당근 세 개, 배추 한 포기, 양파 세 개, 국수 네 봉지가 전부였다”고 밝혔다.

이것도 CCTV의 앵커 바이옌쑹(白岩松)이 리핑(李平) 퉁화시 시장을 추궁한 다음 날인 26일에야 도착한 것이다.

리핑 시장은 당시 단시간에 주문이 밀려 온라인 플랫폼이 무력화됐고, 오프라인 배송은 철저한 폐쇄적 관리로 인해 손이 부족했다는 설명을 내놨다.

리핑 시장은 “고위험 지역인 둥창구에는 11만 가구가 봉쇄됐다”며 “오늘 자정까지 전부 배송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천 씨는 정부가 이 음식들을 보내다가 사라졌다고 폭로했다. 그는 현재 아낄 수 있는 만큼 아끼며 주로 아이를 돌보고 있다. 그는 “하루에 두 끼를 먹는데 어제는 한 끼만 먹었다. 최대한 아껴 아이를 먹여야 한다. 내가 다 먹어 버리면 아이가 뭘 먹겠나”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저와 제 아들, 우리 두 식구가 이틀에서 사흘은 더 버틸 수 있다. 제 친구네 집은 안 된다. 친구 집에는 오늘 배추 하나랑 무 한 개만 남았다. 거긴 네 식구인데, 먹을 게 없다. 저와 우리 아들은 조금이나마 먹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중국 지린성 퉁화시에 건설된 병상 1000 규모의 임시 병원 | 허베이일보 웨이보

엄청 높은 인터넷 쇼핑 물가, 최소 주문 금액까지 생겨

고통스럽게 당국의 배송을 기다리는 것 외에도 주민들은 위챗 단톡방에서도 식품을 주문할 수 있지만, 가격이 놀라울 정도로 비쌀 뿐이다.

천 씨는 “그 무슨 인터넷에도 기사가 나오지 않았나, 고기며 계란, 우유 다 부족하지 않다고. 한 근에 30위안이라는데 어디 살 수 있겠나? 돈 없어서 못 산다. 족발 세 개에 백 위안이라니, 웃음이 다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천 씨는 가정 형편이 어렵다. 그는 외지에서 몇십 년 동안 약품 판매 계약직으로 일했고, 5대 보험과 1개 기금(한국의 4대 보험)이 없다. 3년 전 부모님이 아파 회사를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을 돌보느라 모은 돈을 다 써버리고 빚까지 졌지만, 결국 두 분은 돌아가셨다.

지난해 여름 아내도 집을 나가 홀로 중학생 아들을 데리고 있다.

천 씨는 “아들이 9월에 개학했는데 집에 돈 한 푼 없어 걱정해 주던 게 생생하다. 나는 오리알 조림을 팔기 시작했다. 여름에는 아래에서 오리알 조림을 팔고, 겨울엔 작은 장사를 하려고 생각했는데 시작도 전에 봉쇄됐다. 망했다. 돈은 전부 물건에 잡혀 있다. 겨울에 냉동식품을 좀 팔려 했는데 물건이 들어오자마자 팔 수 없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또 천 씨는 허리뼈가 신경을 압박해 지팡이를 짚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조건의 그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기초생활보장 신청이 거절됐다.

그는 “그날 대파를 파는 이모가 있길래 물어봤더니 세 단에 20위안이라고 했다. 그냥 웃음만 나왔다, 내가 달리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또 현지 인터넷 주문에는 최소 주문 금액이 생겨 50위안이나 100위안을 채워야만 배송이 가능하다. 천 씨는 “우리처럼 조금만 사는 곳, 우리 집엔 나랑 아들 둘밖에 없으니까, 파, 생강, 마늘 전부 없고, 간장도 없지만, 집에 소금이랑 기름 반 통은 있으니 (최소 금액을 채울 때까지) 기다렸다가 살 생각”이라고 이야기했다.

인터넷 쇼핑의 또 다른 심각한 문제는 많은 노인이 위챗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온라인 결제도 모른다는 것이다.

천 씨가 있는 단지는 판자촌을 개조해 만든 곳으로, 외진 데다 노인이 많고 젊은 층이 적다. 천 씨는 “위챗이라 하면 노인들 전부 모른다. 그러니까 우리는 이웃끼리 서로 돕는 거다. 누가 장을 본다고 하면, ‘우리 집 주문할 건데 너희도 뭐 좀 살래?’ 하고 돕는 거다.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연락 안 되는 아파트 관리 요원, 물자 얻기 어렵다

천 씨는 그를 가장 화나게 만든 것은 바로 아파트 그리드 요원과 연락이 닿지 않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천 씨는 “우리 단지에서 이틀 동안이나 불렀는데도 사람이 안 왔다. 사람을 부르면 전화해서는 (누군가에게) 연락하라고 한다”고 밝혔다.

그리드 요원은 그들이 직접 물자를 배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을 지휘하기 때문에 봉쇄된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한 번은 천 씨가 아래로 내려가 길을 지나가던 배달 자원봉사자를 불렀다.

“그가 말하길, 우리는 그리드 요원이랑 연락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드 요원이 배치하는 것이라면서 말이다. 내가 그리드 요원에게 전화해도 안 받는다고 하자 그는 그럼 어쩔 수 없다며 자신들이 연락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내가 그게 무슨 소리냐, 내가 뛰쳐나가야 한다는 거냐고 묻자 나중에야 자원봉사자가 우리에게 음식을 배달해 줬다. 그러지 않았으면 우리는 그날(26일)도 못 먹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천 씨와 이웃 주민들은 자원봉사자들이 물건을 실제로 목적지까지 보내지 않아 급히 그리드 요원을 찾고 있다.

“처음 배달했을 때 (아파트) 자원봉사자들이 안 와서 우리가 불렀고, 우리 동네 자원봉사자들이 들어와서 보내줬다. 우리 아파트에 인터넷으로 음식을 주문한 곳이 있었다. 사람이 체크포인트까지 배달해 주는데, 체크포인트에 (물건이) 도착한 후에 자원봉사자들이 서로 밀더라. (감염될까 봐) 두려워서. 아무도 안 오더라”라고 천 씨는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체크포인트는 아파트에서 버스 두 정거장 거리다.

“내가 지금 말하고 싶은 건, 이 그리드 요원이라는 사람들이 진짜로 우리가 호소하는 걸 들어줄 수 있는지, 답해 줄 수 있는지다”

주민들은 근처 경찰관에게 자원봉사자를 찾아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천 씨는 “그들은 이 일에는 그들이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봉쇄로 다롄(大連), 스자좡(石家莊) 등지에서는 또다시 주민들의 ‘소리 지르기’를 통한 불만 표출과 호소문 전달 현상이 빚어졌다.

천 씨는 “우리는 ‘소리 지르기’를 하지 않았다. 당시 많은 사람이 (이걸 하면) 퉁화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거라고 이야기했다. 우리한테야 어찌 됐든 우리 고향이니까, 이런 일을 말하지 않았다. 처음에 나한테 물어봤을 땐 나도 퉁화시가 좋다고 말했다. 나도 (에포크타임스에) 말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 밤엔 진짜 너무 화가 났다. 그리드 요원을 불러도 부를 수 없어서 말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 밖에 주민들은 12345 민원전화에도 계속 전화를 걸어봤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천 씨는 “몇 번째 대기인지도 모른다. 전부 다 걸고 있어서”라고 했다.

천 씨는 남의 집 물자 사정은 모른다며 “어쨌든 우리 집은 부족하다. 우리는 인터넷 쇼핑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그 역시 봄이 오면 어째야 할지 전혀 모른다. “지금 가장 말하고 싶은 건 바로 그리드 요원에게 빨리 전화를 받으라는 거다. 그리드 요원은 아파트 사람인데, 여러 사람이 단지를 찾아보고, 전화해도 연결이 안 된다”고 이야기한 천 씨는 “빨리 우리한테 먹을 것을 주면 좋겠다. 다른 건 바라지도 않고, 바랄 수도 없다. 그건 사치다”라고 이야기했다.

* 이 기사는 에포크타임스 중국 취재팀이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