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전문가들 “폼페이오, 선 넘었다…바이든의 대만 정책은 안정적”

박민주
2021년 01월 11일 오후 2:36 업데이트: 2021년 01월 11일 오후 2:56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대만과 관계를 가로막던 자율적 규제를 철폐한 가운데, 중국 공산당(중공) 기관지가 ‘전문가 인터뷰’ 형태로 반발했다.

중공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1일 중국 전문가들을 인터뷰해, 폼페이오 장관의 발표에 따른 향후 미중관계를 전망하며 “군사적 해법이 보완된 외교관계를 이용해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보도는 지난 9일 폼페이오 장관이 미국 관리들과 대만 당국자 간의 접촉을 제한하던 자율적 규제를 해제한다고 발표한 지 이틀만에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미중관계의 마지노선을 침범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쑹궈유(宋國友) 푸단대 미국학센터 부소장은 “미국이 대만 관련 규제를 해제하면 중미 외교관계의 기본인 3대 연합 공보가 더는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미국의 고위 당국자들의 대만 방문을 허용할 가능성을 커지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미 3대 연합공보’란 중공이 미국과 체결한 3가지 합의다. 상호 불간섭,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 대만 무기 수출 감축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발표는 그동안 중공이 부르짖던 ‘하나의 중국’ 원칙에 사실상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댜오다밍(刁大明)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교수는 “트럼프 행정부 말기에 대만에 미국 고위 관료가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전 방문과 달리 미국과 대만 간 공식적인 교류를 제도화하려는 계획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다음주에는 유엔 주재 미국대사 켈리 크래프트가 대만행을 예정하고 있다. 크래프트 대사는 최근 6개월 사이 대만을 방문한 세 번째 미국 고위관리가 될 전망이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기대감도 피력했다.

그는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만 정책은 예측할 수 있고, 안정적일 것”이라며 “바이든 당선인은 대만에 대한 과거 미국의 공감대를 유지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 미국의 공감대’란 중공을 불쾌하게 하지 않는 미국의 대만 정책을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9일 성명에서 미국 외교관, 정부관리, 관계당국이 대만 관리와 쌍방적 관계를 맺는 것을 막아온 수십 년 묵은 내부 규제를 모두 폐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정부는 베이징의 공산 정권을 달래기 위해 이러한 조치를 일방적으로 취해왔다”면서 “그러나 더 이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모든 미국 행정기관에 “국무부가 이전에 내린 대만과의 관계에 대한 모든 ‘접촉 지침’을 무효로 간주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 기사에는 연합뉴스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