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주 강세’ 논리와 흐름(상)

허젠(何堅)
2019년 04월 13일 오후 1:33 업데이트: 2023년 08월 26일 오후 9:08

12년 전인 2007년 4월 초, 중국 A주 상하이종합주가지수가 3200포인트를 뚫었다. 그 후 12년 동안 계속해서 불안정했던 상하이지수는 2019년 4월 3일 다시 한번 3200포인트를 돌파했다.

미국 주식시장의 경우, 12년 전 1만 3000포인트였던 다우존스지수는 12년 후인 현재 두 배로 뛰어 2만 6000포인트를 넘어섰다.

이번에 중국 증시의 A주는 도돌이표 전개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A주 강세의 힘은 어디에 있을까?

지난해 베어마켓(약세장)이었던 중국 A주는 올해 1분기에 놀랍게도 세계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1분기 세계 주가 상승률에서 선전지수는 36.84%로 선두에 올랐고, 차스닥과 상하이지수도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하면서 중국 증시가 1, 2, 3위를 싹쓸이했다.

1분기 A주 하루 평균 거래액은 5855억 위안(약 99조3466억 원)으로, 2018년 전체 평균보다 58.55% 더 높았다. 그중 3월 하루 평균 거래액은 8851억8800만 위안(약 150조1722억 원)으로, 월간 대비 50%나 늘었다. 또한 중국 증시에 자금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들어오면서, A주 시가총액은 13조2000억 위안(약 2239조5120억 원)으로 30% 가까이 증가했다.

2019년 A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A주 강세의 힘은 어디에 있을까?

중국 공산당이 발표한 3월의 PMI(구매관리자지수)는 50.3%로, 다시 영고선(榮枯線) 위로 돌아왔다. 그러나 3월 발표한 1월과 2월의 경제 데이터에 따르면, 1월과 2월의 산업 성장은 전년 동월 대비 5.3%에 그쳐 1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고정투자와 국내소비 증가 속도 또한 여전히 저조했다.

이 데이터는 2019년 중국 경제 성장이 여전히 좋지 않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2월 중국의 수출은 20%나 급감했으며 무역협상이 여전히 난항을 겪으면서, 중국 경제 펀더멘탈의 하향세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상장사 실적은 더욱 좋지 않다. A주 상장회사의 연간 순이익 중 거의 절반이 금융업계로 유입됐다. 나머지 상장사들도 상당수가 주식 담보대출의 늪에 빠졌다가 지난해 말 연이어 터지면서 A주는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중국 경제의 제도적 모순이 가져오는 두드러진 병폐인 실물경제 공동화와 부채위기는 A주에서 이미 하나도 남김없이 드러났다.

그렇다면, A주의 이 같은 ‘강세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A주 상승의 논리

정상적인 경제 시스템에서 증시의 등락, 특히 중장기 증시의 흐름은 주로 거시경제와 업계 및 회사의 실적과 전망 등의 펀더멘탈에 의해 결정된다. 중국 A주는 경제 펀더멘탈이 악화되는 가운데, 2019년 어떻게 오히려 상승할 수 있었을까? 어떻게 세계 최고의 성적을 기록할 수 있었을까?

A주 상승 논리는 무엇일까?

근원적으로 중국 증시는 진정한 의미의 자본시장이 아니다. A주의 당초 역할은 국영기업에 돈을 대주는 것이었으나, 현재는 국영기업뿐 아니라 중국 공산당 권력층이 장악하고 있는 상장사에게까지 돈을 대주고 있다. 이러한 ‘취엔치엔(圈錢·돈을 뜯어가다)’은 ‘거지우차이(割韭菜·부추를 베다)’라고도 표현하는데, 이는 중국 민중, 주로 개인투자자의 재산을 부추처럼 베어서 거둬간다는 뜻이다.

중국에서, 주식시장의 내재된 메커니즘은 시장 규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에 의해 통제된다. 또한 A주의 ‘펀더멘탈’은 거시경제가 아닌 거시정책이다.

A주가 12년 동안 큰 폭으로 등락하며 도돌이표를 찍은 근본 원인은 국영기업과 중국 공산당 권력층이 계속해서 부추를 베려했기 때문이다. 매번 지갑이 털리는 중국 개인투자자들은 돈도 없을뿐더러 장기적으로 오르는 불마켓(강세장)을 지탱하거나 이어갈 자신은 더욱 없다. 이것이 바로 중국 증시가 ‘도박성’이 강하고 장기 투자가 부족한 이유다. 팡싱하이(方星海) 중국 중국증권감독위원회(中国证券监督委员会, 이하 증감회) 부주석도 “중국 증시는 자금이 부족한 것이 아니고 장기 자금이 부족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A주 등락은 경제와 실적이 아닌 당의 수요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A주 등락의 배후 사정을 분명히 알면, A주가 올해 경제 펀더멘탈과는 반대로 전 세계 제일의 미친 소(비이성적인 강세장) 시세를 터뜨린 것은 단지 중국 공산당의 절박한 수요에서 비롯됐을 뿐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는 한편으로는 중국 공산당이 중국 경제가 아직 활력이 있다는 허상을 만들기 위함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 공산당이 극심한 자금 갈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뜻이다. 채무위기의 압박 아래 중국 공산당은 국영기업과 지방정부의 연명을 위해 시급히 자금을 조달해야 하고, 동시에 상장사 주식 담보대출 등의 채무 위험을 완화하고 주가를 올릴 수 있게 자금을 끌어들여야 한다.

A주의 호재와 악재 분석

A주 등락의 내적 논리를 파악한 결과, 중국 공산당은 A주의 올해 미친 소 시세의 배후 세력으로, A주 상승을 부추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말부터 증시를 자극하는 정책들을 쏟아내더니, 올해 들어서는 유휴자금을 내버려 두고 야오구(妖股·합리적 이유 없이 주가가 급등락하는 주식) 시세를 조작해 개인투자자들을 끌어들이려 유혹하는 등, 중국 공산당은 A주 상승을 위해 갖은 수단을 다 쓰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최근 또다시 새로운 ‘호재’ 신호를 보냈다.

1. 재융자나 현재의 중대 규제 완화

상하이증권보(上海證券報)의 4월 3일 자 보도에 따르면, 증감회는 고정가격 발행 재개, 신규 주주의 신규 규제 완화 여부 등 시장이 관심 갖는 핵심 내용을 다룬 재융자 관련 정책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재융자는 상장사가 주식 배정, 증자 및 전환사채 발행 등의 방식을 통해 증권 시장에서 진행하는 직접융자를 말한다. 재융자는 회사 발전과 주식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주지만, 중국 증시에서는 변질돼 회사가 타오시앤(套现·보유 주식을 팔거나 배당을 받아 현금을 마련하는 행위)하는 사람들을 실질적으로 규제하는 도구로 전락했다.

2017년 2월, 증감회는 자금이 비실물경제로 향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재융자 신규규제’와 ‘신규규제 완화’를 내세워 제3자 배정방식 시장을 제한했다. 제3자 배정방식은 지분 재융자의 중요한 방식 중 하나다. 신규 규제로 인해 2018년 제3자 배정방식 융자 규모는 거의 두 동강 났다. 증시 침체로 2018년 11월 증감회는 재융자 규제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이후 중국 공산당은 재융자 규제 완화 신호를 잇따라 내보냈지만, 재융자 가격 책정 메커니즘과 완화정책이 제대로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제3자 배정방식 시장이 쉽게 살아나지 못해 A주 상승바람(春風)으로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웠다.

2. 주가지수선물 규제 완화

중국 경제 매체 ‘징룽제(金融界)의 보도에 따르면, 자오쩡쥔(焦增軍) 증감회 선물 감독관리부 처장은 최근 홍콩에서 “주가지수선물시장 거래 정상화와 외국 투자자에게 기존의 주가지수선물시장을 개방하는 것 등을 포함해, 주가지수선물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오처장은 “사회보장기금·상업은행·보험기금·국유기업·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위안화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RQFII)의 선물시장 참여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21스지징지바오다오(21世紀經濟報道)’ 기자는 최근 중국금융선물거래소가 주가지수선물시장에 대한 일부 규제를 재차 완화하면서 주가지수선물시장 정상화 운용 목표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주식시장의 위험을 피하기 위한 도구인 주가지수선물은 일단 규제가 완화되면, 증권사의 영업 및 실적 향상과 증권주 안정화에 도움이 됨과 동시에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일 수도 있어 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주식시장 공매도를 부추겨 A주 파동의 위험을 높인다는 문제점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으로 실시되거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이 같은 호재 신호에 비해, A주가 떠안을 악재신호는 너무나 확실하다. 주식담보대출의 위험성은 여전히 매우 높은 데다 구제금융펀드는 효과를 보기까지 너무 오래 걸린다.

중국증권등기결산유한공사(中国证券登记结算有限公司)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4월 1일까지 A주 시장의 주식담보대출 수는 6255억5100만 주로, 전체 주식자본의 9.61%을 차지했고, 주식담보대출 시가는 5조5400억 위안(약 938조6976억 원)으로 전체 A주 시가총액의 8.82%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상장사의 유동성 위험과 주식담보대출의 위험성을 완화하기 위해 만든 구제금융펀드는 효과를 보기까지 오래 걸리고 있다.

타이핑양증권(太平洋證券)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3월 중순까지 구제금융펀드 총규모는 이미 6000억 위안(약 101조7000억 원)에 이르렀지만, 단지 이론값일 뿐 실제로 뿌리를 내리기까지 매우 더디다. 증권사가 주도한 구제금융 자산관리 계획의 경우, 2019년 3월 11일까지 전체 자산관리 계획 금액은 592억 위안(약 10조315억 원)에 달하지만, 이미 투자된 금액은 겨우 154억9000만 위안(약 2조6248억 원)으로 전체의 26%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A주 가운데 5조위안(약 847조4000억 원)이나 되는 주식담보대출 지뢰가 여전히 그대로 있으며, 많은 상장사도 여전히 곤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