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선 도시 오피스 공실률 10년 만에 최고치…경기둔화, 신축건물 영향

올리비아 리(Olivia Li)
2020년 01월 7일 오후 6:17 업데이트: 2020년 01월 7일 오후 6:19

중국이 지난해 30년 만에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가운데, 주요 도시 사무건물 공실률이 최고치로 조사됐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에 따르면 상하이, 베이징, 선전, 광저우 등 1선 도시의 사무실 공실률은 각각 10% 안팎으로 최근 10년 새 가장 높은 공실률을 기록했다. 난징, 우한, 선양, 충칭 등 2선 도시의 공실률은 28% 내외로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도시들은 경제발전 수준과 규모, 영향력에 따라 1선, 2선, 3선으로 분류된다.

1선 도시인 베이징의 A급 사무실 공실률은 2019년 15.9%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았고, 선전의 A급은 공실률 22.04%로 2018년보다 6.33%포인트 증가했다.

부동산 컨설팅사인 컬리어스 인터내셔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상하이의 A급 사무실은 19.3%의 공실률로 더 높게 기록됐다.

중국 부동산 리서치 그룹인 차이나 인덱스 아카데미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4분기에 1선 도시의 전체 사무실 빌딩 중 75%의 사무실 임대료가 3분기보다 떨어졌다.

선전 초고층 오피스 빌딩 네오(NEO)타워의 경우, 2018년 사무실 임대료는 제곱미터(m²)당 260위안(약 4만4000원)이었으나 2019년에는 34.6% 감소한 170위안(약 2만8600원)으로 떨어졌다고 중국 뉴스 포털 소후가 보도했다.

컬리어스 인터내셔널 시장조사부 장펑 부국장은 차이나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작년 상하이에서 사무실 수요가 감소한 주요 요인으로 경기 둔화, 부채 탕감 압력, 미중 무역 마찰의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전년에 비해 2019년 전체 사무실 공간 공급량이 많은 것 또한 사무실 수요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장펑 부국장은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중국 관영언론과 전화 인터뷰에서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파산한 회사들과 초기 단계의 벤처 캐피털 회사가 사업을 중단해 빈 사무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 회사들이 경기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빈 사무실은 늘어 가는데, 계속되는 신축 공사

공실률이 높아진 또 다른 이유는 신축 빌딩이 늘어서다. 2019년 중국의 1, 2선 도시 여러 곳에서 신축된 고층 빌딩들이 첫선을 보였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가장 높고, 중국에서 네 번째, 전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높은 건물로 기록된 시틱(CITIC)타워는 지난해 11월에 준공 검사를 통과했다. 시틱 타워는 지상 108층, 지하 7층에 연면적 총 43만7000m²이며, 직원 1만2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중국 관영매체와 연결된 여러 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2019년 베이징에서 완공된 A급 건물의 전체 사무공간은 1018만m²으로 전체 A급 사무공간의 약 10%를 차지한다.

선전시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2019년 3분기에 A급 사무실 공실률이 22.4%에 달했는데, 2018년 같은 기간의 3.1배에 해당하는 69만1000m²의 새 사무실이 임대 시장에 추가됐다.

또한 올해 상하이에서는 200만 m² 규모의 A급 사무공간이 추가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