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에도 경제 2% 성장…전문가 “통계에 의문”

이윤정
2021년 01월 21일 오전 10:45 업데이트: 2021년 01월 21일 오전 10:45

중국 경제가 지난해 2%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문가들은 여기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2020년 중국 경제가 전년보다 2.3%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중국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 코로나 악재 속에서 유일하게 경제가 성장한 국가가 된다.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선임연구원이자 경제학자인 위융딩 교수는 중국 당국의 경제 관련 통계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위 교수는 지난 12월 베이징에서 열린 제9회 아시아·태평양 금융 포럼에서 “나는 중국의 잠재적 경제 성장률에 관한 어떤 산출 결과도 믿지 않는다”며 “신뢰할 만한 기본 데이터 뱅크도 없이 어떻게 정확한 통계가 나오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위 교수는 특히 제조업 투자, 고용률, 정부 세입에 대해 강한 의문을 드러냈다.

제조업 투자와 관련해 중국 당국은 지난해 11월 제조업 투자율이 12.5% 증가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위 교수는 “정부가 발표한 수치는 기대 이상”이라며 “2009년 중국의 GDP가 크게 성장한 이후에도 제조업 투자 증가 속도는 다른 업종에 비해 더뎠었다”고 설명했다.

고용 측면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1천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된 것으로 공식 발표됐다.

위 교수는 “고용과 GDP 성장은 상관관계가 있다”며 “정부가 발표한 신규 일자리 수와 중국 GDP 성장률이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일자리 1천만 개를 만들려면 GDP 성장률이 최소한 3% 이상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학 졸업생의 취업난과 이주 노동자들의 실직 등을 증거로 제시하며 “지금의 심각한 실업률은 침체된 중국 경제 상황을 잘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정부 세입에 관한 설명도 이어졌다.

지난해 4월 초 당국이 발표한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도 정부 수입은 3조 달러(약 3300조 원)가 넘는다. 

위 교수는 이에 대해 “불가능한 액수”라고 못 박았다. 이런 세입은 GDP 성장률 4~5%를 달성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중국 관료들도 중국의 GDP 조작을 인정했다.

지난해 3월 중국 언론은 인중칭 전국인민대표대회 재정경제위원회 부주임의 말을 인용해 “중국 각 지역의 GDP를 합산한 수치가 국가 GDP 수치보다 높다”고 보도했다.

인 부주임은 “오래전부터 통계가 조작돼 왔다”며 “각 지역이 GDP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데이터를 조작한다”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법제일보는 “고위층이 자신의 승진을 위해 성과를 중요시하고 지역별로 수치의 균형을 맞추려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