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명 인권운동가 궈페이슝 국가전복 선동 혐의로 징역 8년형 선고

최창근
2023년 05월 12일 오후 4:28 업데이트: 2023년 05월 12일 오후 4:28

중국 유명 인권운동가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 중국 당국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 주중 외교관들에게 재판 방청을 불허했다.

5월 11일, 광저우(廣州)중급인민법원은 인권운동가 궈페이슝(郭飛雄)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광저우시중급인민법원 재판부는 궈페이슝이 2020년 세계헌정민주포럼을 창설해 자신과 타인이 작성한 선동적인 글을 계속 게재했고, 2021년 1월 27일 인터뷰를 통해 중국 정치제도를 헐뜯고 국가 전복을 선동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8년에 자격정지 3년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궈페이슝의 본명은 양마오둥(楊茂東)으로 1966년 후베이(湖北)성 구청(穀城)현 태생이다. 상하이(上海) 화둥사범대학(華東師範大學) 철학과 출신으로 우한시직공의학원(武漢市職工醫學院, 현 ‘장한대학’) 철학 교사로 재직하던 중 1989년 6‧4 톈안먼(天安門) 시위에 참여했다. 이후 ‘궈페이슝’이라는 필명으로 문필 활동을 하면서 민주화 운동을 전개했다.

그는 중국 당국에 유엔의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비준, 언론·출판 자유 허용, 지방 행정단위인 현(縣) 100곳의 최고책임자 직접선거, 중국 공산당 간부 재산 공개 등 정치 개혁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당국의 감시를 받았고 투옥과 출소를 반복했다.

2006년에도 체포돼 유죄 판결을 받고 2011년까지 5년 복역했다. 그러다 2013년 중국 주간지 ‘남방주말(南方周末)’ 기자들의 파업을 지지한 혐의로 체포된 후 ‘공공질서 문란죄’로 2015년 11월 징역 6년을 선고받아 복역했고 2019년 만기 출소했다.

2021년 1월, 부인 장칭(張靑)이 암 판정을 받자 “미국으로 가 아내의 병간호를 하고 싶다.”는 서한을 당시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와 자오커즈(趙克志) 국무원 공안부장에게 보내고 미국으로 가려다 공항에서 출국을 저지당했다. 중국 공안당국은 “궈페이슝이 국가 안전을 위협한다.”는 명분으로 구금했고, 체포 후 궈페이슝은 단식 투쟁을 벌였다.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은 궈페이슝은 항소할 뜻을 밝혔다. 법정 방청을 거부당한 주중국 미국대사관 소속 외교관은 판결 후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앞서 광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은 궈페이슝 재판과 관련하여 “미국 외교관들의 참석을 불허한다.”고 주중 미국대사관에 통보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캐나다 등 서방 국가 외교관들도 “외국인 방청객은 중국 고위 당국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재판정에 출입할 수 있다.”는 통보를 들었다.

미국대사관은 이날 트위터 게시글에서 “미국 외교관들은 평화를 옹호한 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궈페이슝의 재판 절차에 참석하는 것을 차단당했다. 우리는 그가 가족과 재회할 수 있도록 신속히 석방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중국 인민법원과 국무원 외교부 등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영국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패트리샤 플로르(Patricia Flor) 주중국 독일대사도 자신의 트위터 계정 게시글을 통해 “인권 옹호자 양마오둥(필명 궈페이슝)이 오늘 국가전복선동죄로 징역 8년을 선고받은 데 대해 경악했다. 중국은 우리 영사들이 공개 재판을 방청하는 것을 막았다. 우리는 다른 국가들과 더불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그의 석방을 계속 호소할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