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단나무 수요 급증에 서아프리카 가나서 불법 벌목 기승

Frank Fang, The Epoch Times
2019년 08월 11일 오전 12:01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후 12:04

중국 상류층 사이에서 자단(紫檀)나무로 만든 가구가 인기를 끌면서, 서아프리카 가나 공화국의 산림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산 부패와 담합에 아프리카의 숲이 병들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영국의 비정부기구(NGO)인 환경조사국(EIA) 소속 잠입 조사관들이 가나 현지인과 현지 중국인 밀매업자, 해운업체 관계자를 직접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자단나무는 나무 절단면에서 배어 나오는 장미향으로 서구권에서는 ‘로즈우드(Rosewood)’라고 불리며, 중국에서는 붉은빛으로 인해 훙무(紅木·홍목)라고 불린다. 단단하고 나뭇결이 아름다워 명나라와 청나라 시절부터 황실 및 귀족들이 선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 부유층 사이에서는 신분의 상징처럼 여겨져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 3월, 가나 정부는 자단나무 벌목 및 거래 금지 조치를 재발령했다. 2012년 이후 다섯 번째다.

EIA 보고에 따르면, 중국과 가나의 밀매업자들은 현지 정치인과 정부 당국자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수법으로 자단나무 불법 벌목을 조직적으로 저질러왔다.

자단나무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지정된 보호종이지만, 밀매업자들은 당국의 묵인하에 허가 없이 불법적으로 거래할 수 있었다고 EIA 잠입 조사관들에게 털어놨다.

EIA 추산에 따르면, 가나 정부의 금지령에도 지난 2012년 이후 54만톤(약 3억달러 상당)이 넘는 자단나무가 불법 벌목돼 중국으로 수출됐다. 6백만 그루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지역사회에 대한 악영향도 우려됐다. EIA 측은 관련 보도자료에서 “로즈우드(자단나무) 불법 벌목 및 거래는 가나의 숲은 물론, 숲에 의존하는 지역사회에 파괴적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현상은 가나만의 일이 아니다. 나이지리아와 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의 다른 국가도 중국의 자단나무 수요로 산림 파괴를 겪고 있다. 앞서 본지에서는 자단나무 수출사업으로 인한 잠비아의 산림파괴를 보도한 바 있다.

EIA 보고에서는 가나의 자단나무 밀매조직에 지방정부는 물론 중앙정부 산림위원회 관리들이 포함됐다.

산림위원회의 주요업무 중 하나는 CITES에 따라 벌목허가 및 운송, 수출허가를 내주는 일이다. 목재 채취·운송·국외반출 등 거의 모든 단계에 개입한다.

밀매업자들이 부당하게 발급받은 허가증을 이용해 허용된 벌목 수량보다 더 많은 나무를 벌목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또한 목재 운송과정에서 현지 거래상과 산림위원회 관계자들에게 뇌물이 공여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일부 밀매업자는 아예 정부 측 ‘호위대’를 통해 운송허가증 없이 목재를 불법 운반하기도 한다는 게 EIA의 설명이다.

그러나 가나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단나무 불법 무역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3일 현지언론은 가나 정부가 중국인 자단나무 무역업자를 추방했으며 컨테이너 4개를 압수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중국정부는 가나의 천연자원에 대해 눈독을 들여왔다. 지난 2018년에는 중국 국영기업 시노하이드로(Sinohydro)가 보크사이트 광산 채굴권을 얻는 대신 도로와 교량 등 지역 인프라 건설에 20억 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의 계약을 가나의회와 체결하기도 했다. 보크사이트는 알루미늄을 추출할 수 있는 광물자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