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란 등 자국 반체제 인사 감시, 송환 위해 미국 사설탐정 고용

최창근
2022년 11월 15일 오전 10:57 업데이트: 2022년 11월 15일 오전 10:57

중국을 비롯한 권위주의 체제 국가들이 미국으로 피신한 자국 반체제 인사들을 추적하기 위해 사설 탐정 제도를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1월 13일 보도에서 미국 법무부 연방수사국(FBI) 발표를 인용하여 미국 내 사설 탐정들이 중국과 이란 정부를 위해 ‘더러운 일’을 하도록 고용되고 있으며, 새로운 종류의 의뢰인들에 의해 많이 고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수사당국은 “이란과 중국 등 권위주의 정부가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반체제 인사들을 감시하고, 괴롭히고, 위협하고, 본국으로의 송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사례도 제시했다. 미국 뉴욕에서 사설 탐정으로 활동하고 있는 마이클 맥키버는 실제로 이란 정부로부터 사건을 의뢰받았다. 최근 그는 한 외국인으로부터 ‘두바이에서 도주하여 미국 브루클린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채무자를 추적’하는 일을 의뢰받았다.

의뢰인이 맥키버에게 요청한 것은 집을 감시하고 오가는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 달라는 것이었다. 맥키버는 사설 탐정으로 일하는 동안 종종 이런 요청을 받았기 때문에 특별히 주목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맥키버와 그의 동료 한 명이 교대로 감시를 하기 시작했다. 다만 그들은 ‘다른 팀’이 같은 주소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들은 연방수사국(FBI) 요원이었다.

연방수사국(FBI) 요원은 맥키버에게 “당신의 의뢰인은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일반적인 사람이 아니다. 이 사람들은 나쁜 일을 꾸미고 있다.”고 경고했다.

맥키버는 이후에야 자신의 의뢰인이 이란 정보 기관 요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의뢰인’은 이란 출신으로 이란의 인권 유린, 여성 차별, 정적 투옥, 고문을 비판해 온 이란 출신 망명 언론인 마시 알리네자드를 납치하기 맥키버를 고용한 것이었다.

지난 2년 동안 미 연방정부의 기소 및 고소장에는 뉴욕, 캘리포니아, 인디애나에서 민간 조사관들이 이러한 계획에 동원된 사례가 자세히 나와 있다. FBI 관계자들은 다른 민간 조사관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은 자신도 모르게 이용되면서 나중에는 미 사법당국에 협조했지만 일부는 기소됐다.

뉴욕경찰국(NYPD) 경사로 퇴직 후 사설 탐정으로 활동하는 마이클 맥마흔은 2020년 사법당국에 체포됐다. 혐의는 중국 정부의 불법 요원으로 활동한 것이다. 미국 연방 검찰은 마이클 맥마흔이 뉴저지에 살고 있는 한 중국인에게 귀국을 강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명 ‘여우사냥’ 작전에 동원된 것이다.

맥마흔은 자신이 중국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맥마흔은 2016년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한 여성으로부터 일을 의뢰받았다. ‘중국 건설회사로부터 자금을 횡령한 모 중국인이 뉴저지에 살고 있으니 행적을 찾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일을 했다.

맥마흔은 뉴욕타임스에 “검찰의 고소장을 읽었을 때, 나는 속이 메스꺼워졌다. 내 배경에서 알 수 있듯 나는 평생 법을 지키기 위해 헌신했고 범죄를 저지른 적도 없다.”고 항변했다.

브루스 호프만 미국 외교협의회(CFR의 대테러전문가는 “중국이나 이란과 같은 권위주의 정부가 민간 탐정을 고용해 개인 거주지, 휴대전화, 사회보장번호, 직장 주소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습득하고 그 정보를 정보기관에 제공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