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 “중국인은 공산당의 철옹성” 발언 논란

이윤정
2020년 09월 2일 오후 1:54 업데이트: 2020년 09월 2일 오후 3:06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이 SNS 설화(舌禍)로 구설수에 올랐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지난달 27일 중공 관영 CCTV 공식 웨이보에 게재된 영상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중국 공산당(중공)과 중국 국민은 매우 깊고 친밀한 관계이다. 중국인들은 중공의 철옹성이며, 누구도 그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이틀 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에 대한 일종의 반박으로 풀이된다.

CCTV 웨이보에는 호응하는 댓글이 많았지만, 자오리젠 대변인을 비난하는 댓글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이제는 대놓고 말하는구나, 누구더러 중공의 인간방패가 되라는 것인가” “이제는 더 숨길 필요가 없어졌나” “국민을 방패로 세운다고?” 등 주객이 전도된 주장이라는 지적을 담은 댓글들이었다.

부정적 댓글이 많아지면서 해당 영상은 곧 삭제됐지만, 누리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많은 호응을 받았던 비판적 댓글을 소개한다.

“중공 정부는 국민의 삶 따윈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가 총알받이로 필요할 때만 국민이다. 우리는 국가의 철옹성이 아니다.”

“국민이 당의 철옹성이라…. 목숨이라도 내놔야 하나?, 해당 영상은 왜 빨리 삭제되었을까?”

“높으신 분들 보호하려고 국민을 인질로 잡았네.”

“철옹성이라는 단어는 총알받이라는 뜻이죠.”

“소위 공산당의 인민 전쟁은 인민 뒤에 숨어 인민을 죽게 하는 것이다, ‘철옹성’ 발언도 이러한 논리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가 총알받이라고 대놓고 이야기해라.”

“지도자들이 선동해서 인민들을 죽게 만드는 것은 공산당의 일관된 통치이념이다.”

“시진핑과 자오리젠은 완벽한 조합이다. 시진핑은 ‘인민과 당의 관계는 별과 달의 관계’라고 말했고, 자오리젠 ‘인민은 당의 철옹성’이라고 말했다. 당을 떠받들면서도, 당을 대신해 총알까지 막아야 하는, 이런 인민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그러나 열띤 비난 여론 속에서도 ‘철옹성’이라는 표현은 또 한 번 등장했다. 바로 하루 뒤인 28~29일 열린 중국 공산당 티베트 지역 회의 석상에서였다.

이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은 “티베트 불교의 중국화를 장려”해야 한다면서 “반(反)분리주의 투쟁에 인민들의 참여를 활성화하고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철옹성을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소식을 전한 기사 댓글에 한 누리꾼은 “중공은 안으로는 국민을 ‘내부 분쟁의 철옹성’으로 삼고, 밖에서는 ‘중공의 철옹성’으로 삼는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