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금개혁, 고위험 투자에 나서다

FAN YU
2016년 12월 6일 오전 11:35 업데이트: 2019년 10월 23일 오후 11:45

중국 정부는 수익을 높이고 증가하는 노령 연금 수급자 수에 대응하기 위해, 연기금 관리를 중앙 집중화하고 많은 자산을 위험 부담이 높은 곳에 투자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지역 연기금의 일부를 베이징에 위치한 정부 관리기관인 국가 사회보장 기금(NSSF)으로 이전해야 하며, 해당 연기금을 주식, 주식형 펀드 및 사모펀드 등 위험성이 높은 자산에 투자한다는 광범위한 내용이 들어 있다.

NSSF의 확대와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투자는 중국 정부에게 있어 두 가지 목적을 위한 것이다. 이론상으로 주식 시장에 대한 투자는 더 많은 수익 창출과 증가하는 연금 지출을 위한 연금 규모 확대를 위한 것이다. 투자 제한과 저금리 환경으로 인해 과거 지역 연기금은 관련 투자가 불가능했다.

또한 중국 주식시장에 더 많은 기관 자금을 유입하면 개인 투자자 수를 감소시켜 주식시장 변동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연기금의 자금 흐름이 안정적일수록 지난 2년간 소매 투자자들의 유입과 유출로 인해 큰 변동폭을 보였던 주식시장도 더욱 안정화 될 것이다.

중국 정부는 상하이 주식시장의 버블과 이후 주식 폭락 등이 발생했던 지난 6월부터 NSSF로의 자금 이전 계획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광둥성이 최초로 연기금 자산을 NSSF에 이전했으며, 다른 성들도 그 뒤를 따르고 있다. 2015년 12월 현재 NSSF는 1조 9000억 위안(2760억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고 위험, 고 수익

현재 지역 연기금은 자산 보호를 위해 금융채나 국채 등 안전 자산에 투자하도록 제약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저금리로 인해 투자 수익률이 저조하여, 다수의 연기금은 정부 근로자들이 퇴직 연령에 가까워지는 시점에 연금을 제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NSSF는 해당 제약을 받지 않으며, 최대 자산의 40%까지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2015년 말 NSSF의 자산 중 46%가 기업에 직접 투자되었고, 나머지는 주식을 포함 기타 관리 자산과 투자 항목에 속했다.

NSSF의 관할 기관인 사회보장기금 관리 국가위원회에 따르면 2015년 해당 자산은 15.2% 증가했으며 설립이후 현재까지 8.8% 증가했다고 한다. 해당 통계가 믿을 만하다고 본다면 수익률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투자 수익 및 통화정책은 종종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여러 가지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예를 들어 고금리 환경인 경우 고정 수익 비율이 높은 지역 연기금은 투자 수익 위험율이 높은 NSSF의 수익률을 앞지를 수도 있다.

지역 연기금에서 NSSF로의 자산 이전이 뜻하는 바는 앞으로 중국의 성 정부 근로 퇴직자들의 연금이 베이징의 투자 관리자들에게 달려있다는 뜻이다.

NSSF와 지역 연기금 간 투자 전략이 다르다는 점은 문제가 아니다. 유능한 투자 관리자들 간에도 자산 배분에 대한 철학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연금 수령 대상자들은 NSSF 투자 관리자들의 관심이 본인들의 관심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부실 채권에 대한 노출

NSSF는 이미 위험 자산 투자를 증가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증가는 부분적으로는 정치적 압력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은행으로부터 부실채권(NPL)을 대규모로 매입하기 위해 설립된 국영 자산관리기업 4곳은 보험사 및 연기금의 전략적 투자 및 IPO(기업공개)를 통해 신규 자본을 조달하고 있다.

NSSF는 ‘중국 만리장성 자산관리’와 ‘중국 동양 자산관리’사 두 은행에 투자할 계획이다. 양사 모두 내년초 IPO를 모색 중이다.

부실 은행들은 1999년 부실 운영된 국영기업(SOE)이 수년간 사용한 은행 대출에서 발생한 NPL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됐다. 부실 은행은 정부 은행으로부터 NPL을 매입하고 정부 은행의 대차대조표를 정리하여, SOE 대출을 유지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부실 은행들은 중국의 악성 부채 문제를 위한 어음 교환소 역할을 수행한다. 베이징은 가치가 절하되었거나 때로는 가치가 완전히 사라진 자산들을 은행의 대차대조표에서 지울 수 있었으며, 부실은행의 현금이나 채권으로 교환할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중국의 대형 은행이 부실 채권 비율을 2% 미만으로 유지할 수 있던 비결이었다.

초기에는 부실 은행들은 자산 매입용으로 10년 상환 대출을 받았었다. 이들은 10년간 NPL을 줄여나간 후 해당 대출을 갚아야 했다. 그러나 대출을 연료로 삼은 중국 경제는 이들 부실 은행들이 처리해야할 NPL을 다량 생성해 냈고, 더 많은 NPL 매입을 위한 자금 투입이 필요했다.

그 시점에 베이징은 NSSF 및 기타 소매 투자자들의 개입을 허용했다. 베이징의 관심이 연기금 관리에 대한 영향력 강화라는 점을 가장 잘 증명하는 내용이다. 또한 중국의 전임 재무부 장관 루 지 웨이가 최근 NSSF 신임 회장으로 임명된 바 있다.

조기 은퇴 및 사회 불안

동시에 일부 중국의 지방 정부는 근로자들을 급여 대상자에서 제외하기 위한 조기 퇴직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대부분 북동부에 위치한 7개 성은 해당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일부는 작년 중국 정부가 발표한 철강 및 광물 생산 용량 감소 명령에 따르기 위한 것이다.

당시 주룽지 총리가 제정했던 1990년대의 정책과 마찬가지로, 조기 퇴직자들은 공식 실업 통계에 포함되지 않으며 연금 급여가 연기된다. 중국 내 성 정부 근로자의 공식 퇴직 연령은 남성의 경우 60세이며 직책에 따라 여성은 55세 또는 50세이다. 조기 퇴직 계획은 일반적으로 퇴직을 5년 이상 앞당기는 것이다. 이 경우 퇴직자는 월 급여를 5년간 받지 못하지만 연금 혜택을 받으려면 공식 퇴직 연령까지 기다려야 한다.

해당 계획만으로도 중국 내 공업지대의 크고 작은 반발 시위가 촉발됐다. NSSF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베이징의 문제는 급속히 악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