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지역 거주민 “동포 여러분, 우리 동네 이사오지 마세요”

올리비아 리(Olivia Li)
2019년 07월 14일 오후 7:35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후 12:06

“어서 빨리 달아나. 우리 회사 오지마” 회사수습 기간에 선배사원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는 농담반진담반 인터넷 구직사이트에는 이야기가 떠온다. 누군가 자기가 몸담은 회사, 지역으로 오지 말라고 진심으로 충고한다면 대체 어떤 심정일까.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사는 한 중국인이 생생한 사진과 함께 놀라운 체험담을 털어놨다. -편집부


최근 중국 북서부에 위치한 신장 지역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글과 사진이 SNS를 통해 전해졌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거주하는 한 중국인은 자신이 겪은 차별에 대한 내용을 담은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브닝 클라우드’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이 중국인은 음성변조 기술을 사용해 신분을 숨긴 채 자신이 신장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최근 몇 년 동안 신장 외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 차별 받았던 경험을 설명했다.

이브닝 클라우드는 “주거 등록을 하면 신장 주거 신분증으로 바뀐다. 다른 지역을 여행하거나 사업을 할 때 신장 신분증을 소지하면 차별 당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의 회사는 신장에 본사가 있고 그는 저장성 지사에 자주 가지만, 신장 주거 신분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저장성에서 아파트를 임대할 수 없다.

그는 “이에 대한 명시적 규정은 없지만 신장 사람들에게 아파트를 임대해 주려면 집주인은 지방 경찰국에 신고해야 하고 이웃 감독관은 신장 출신 세입자를 정기적으로 검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집주인은 잠재하는 문제와 번거로움 때문에 집을 임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장성에 있는 호텔에 투숙하려 해도 일부 호텔은 ‘신장 거주자는 받지 않는다’고 공지한다. 어떤 호텔에서는 프론트 직원이 신장에서 온 중국인에게 여행의 세부 사항, 여행 목적 등에 관해 꼬치꼬치 캐묻고, 수하물과 가방을 열어 내용물을 확인한다.

그는 “중국인으로서 이런 차별을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이들은 신장에 오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 신장에서 빵을 만드는 위구르인. 왼팔에 붉은색 보안 완장을 두르고 있다. | WeChat @Sang Sang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에는 1100만 명의 위구르족 이슬람교도가 살고 있으며 중국 당국의 인권탄압이 심한 지역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당국은 더 많은 한민족, 특히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들을 신장으로 끌어 들이기 위해 특별한 직업과 이주 혜택을 약속했다.

중국의 인권을 다루는 온라인 잡지 ‘비터 윈터’의 6월 29일자 보도에 의하면 올해 1월부터 신장에 있는 기업들은 한족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채용 공고를 냈다. 예를 들면, 신규 직원들에게 현금과 토지를 준다거나 무료주택 제공 및 각종 보조금, 연금, 사회 보험 등을 보장한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18~40세 남성과 18~35세 여성으로 연령을 제한했다. 비터윈터는 이 연령 조건이 한족과 위구르인 간의 결혼을 장려하기 위한 것으로 봤다.

이브닝 클라우드는 “이러한 모든 혜택이 고용 불안을 우려하는 한족 젊은이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으로 보이겠지만, 유혹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만약 일주일 동안 트위터 계정에 아무런 소식이 올라오지 않으면 자신이 당국에 의해 억류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6월 30일에 게시된 이 영상은 인터넷에 순식간에 퍼졌으며 이후 그의 트위터 계정에는 추가 활동이 없었다.

반테러 훈련용 전투복을 입은 한 여성이 2019 년 6 월 중국 신장에서 빵을 판매하고 있다. | WeChat @Sang Sang

한편, ‘쌍쌍(Sangsang)’이라는 네티즌은 최근 신장 지역을 여행한 후 “세상에! 신장의 초강력 보안 감지”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을 위챗에 올렸다.

“신장은 10가구 단위로 반테러 반이 조직돼 있다”고 시작된 게시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겼다.

“스촨 스타일의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을 때, 갑자기 짧고 큰 호각 소리가 여러 번 났다. 식당 여주인은 손에 들고 있던 양배추를 빨리 내려놓고 문 옆의 두꺼운 나무 막대기를 잡고 입구에 서있었다.”

“경찰이 돌진하는 폭도 역할을 했다. 한 무리의 여성 점주들과 식당주인들이 나무 막대기를 휘두르며 폭도를 잡기 위해 달려들었다.”

“훈련이었지만, 모두 몰두해서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경찰이 싸움에 합류했다. 민간인 영웅의 도움으로 경찰은 폭도들을 바닥에 눕혔다. 레스토랑 주인은 승리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돌아와 앉아서 미소 띤 얼굴로 양배추 다듬는 일을 다시 시작했다.”

인터넷 경찰이 즉시 삭제한 이 글들은 비록 담담한 어조로 쓰였지만, 이 지역의 인권문제와 관련한 압제적인 상황을 잘 보여준다.

글과 함께 게재된 사진에는 붉은 완장을 차고 빵을 만들거나 방탄조끼와 헬멧을 착용하고 고기를 굽는 모습, 전투복을 입고 빵을 굽는 등 웃지 못할 장면들이 담겨 있다.

2019년 6월 중국 신장에서 민간인과 경찰이 반테러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 WeChat @Sang Sang

2014년부터 시작된 ’10가구’ 프로그램은 10가구를 묶어 다른 사람을 신고하는 사람은 보상을 받고, 고발당한 사람은 엄하게 처벌 받게 해 서로 감시하도록 한다.

신장에 거주하는 한 카자흐족 주민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지 당국이 반테러 훈련을 자주 하는데, 세 번 지각하거나 규율이 담긴 브로셔 내용을 외우지 못하면 강제수용소로 보내질 것”이라고도 말했다.

(원제: A Xinjiang Resident Warns Fellow Chinese Not to Move to the Reg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