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백신 사흘전 접종 상하이 40대 한국교민 숨져

연합뉴스
2021년 04월 23일 오전 7:54 업데이트: 2021년 04월 23일 오후 12:52

시노팜 백신 맞은 뒤 메스꺼움 등 증세…사망과 직접 관련성 아직 몰라

“평소 기저질환 없이 건강한 편”…교민들 백신 접종 예약 잇따라 취소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사흘 전 중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40대 한국 교민이 자택에서 갑자기 숨졌다.

고인의 사망이 백신 접종과 직접 관련된 것인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숨진 교민에게 기저질환이 없었고 백신 접종 후 메스꺼움 등 백신 부작용으로 알려진 증세를 일부 보였다는 점에서 중국 장기 체류를 위해 중국 백신을 맞으려던 많은 우리 교민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22일 상하이 교민사회와 상하이 주재 한국 총영사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한국 교민인 40대 여성 A씨가 자택 침실에서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했다.

A씨는 지난 19일 상하이의 외국인 전용 접종소인 퉁런(同仁)병원에서 코로나19 예방 백신을 맞았다.

특별한 기저질환 없이 건강한 편이던 A씨는 접종 후 메스꺼움 등 증세로 불편을 겪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맞은 백신은 시노팜(Sinopharm·중국의약) 제품이라고 교민들은 전했다.

상하이 총영사관 관계자는 “공안에서 현장 조사를 진행했고 외견상 타살 혐의가 없기에 고인의 혈액을 채취해 간 것으로 안다”며 “(백신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지금 단계에서 알 수는 없지만 중국 당국에 관련성 확인 등 조처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A씨 가족은 “오늘 검의관이 나와서 조사를 진행해 결과가 나오는 데까지 일주일이 걸린다고 하니 우선 조용히 검사 결과를 기다려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달부터 상하이를 비롯한 전국 여러 도시에서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들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할 수 있게 했다.

다만 백신 접종을 할 때는 부작용 등 모든 위험을 자기 책임으로 한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한다.

중국이 집단 면역 달성을 위해 대대적으로 자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려 중인 가운데 한국인 등 중국에 장기 체류 중인 외국인들도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을 신청해 맞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한국인을 비롯한 중국 체류 외국인들이 중국 백신을 접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장차 출입국 과정에서 편의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달부터 ‘백신 여권’을 공개적으로 추진하면서 장차 자국산 백신을 맞은 사람에 한해 입국 시 격리를 완화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중국 체류 한국인은 10만 명 이상으로, 중국 내 외국인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개인이 각자 신청하는 방식이어서 구체적인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교민사회는 올해 많게는 수만 명에 달하는 한국 교민이 중국 정부가 제공하는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본다.

기저질환이 없던 A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코로나19 접종을 취소하는 교민들도 잇따랐다.

상하이 한인타운이 있는 훙차오(虹橋)진 정부는 주말 한국인 전용 코로나19 백신 접종소를 운영 중인데 이날 오후부터 취소하려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상하이 한국상회 관계자는 “이번 일요일에만 200명 정도가 예약을 한 상태였는데 오후 들어 취소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최근 2억 회분을 넘었다.

중국에서 사용되는 코로나19 백신은 시노팜과 시노백(Sinovac·科興中維) 등 모두 중국 제품이며 현재까지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인정된 사망 사례가 발표된 적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