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에 무기 수출 중단하라”…미국에 경고

한동훈
2022년 09월 8일 오전 11:07 업데이트: 2022년 09월 8일 오후 12:20

미국이 대만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판매하기로 한 가운데 중국이 “즉각 중단하라”며 반발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이달 초 미국이 지대함 미사일과 공대공 미사일 총 160기를 대만에 수출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합법적이고 필요한 대응조치’를 단호히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류 대변인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은 대만 지역에 무기를 팔아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중국 주권과 안보를 해치려 하고 있다”며 미국을 거세게 비난했다.

또한 “(미국의 행동은) 중미 관계와 양안(중국-대만)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태롭게 한다”며 무기 수출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중국(중화인민공화국)은 대만을 반(反)국가단체가 점령하고 있는 지방 정권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대만은 중화인민공화국이 대만섬을 한 번도 지배한 적이 없다는 점을 들어 근거 없는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한 군사적 위협을 강화할수록, 대만을 지원하려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지난달 25일 총 11억 달러(약 1조 4300억원) 규모의 무기 판매 방안을 의회에 통보했으며, 이달 2일 이를 확정했다.

수출할 무기는 AGM-84L 하푼 블록Ⅱ 지대함 미사일 60기와 연습용 미사일 4기(3억5500만 달러), AIM-9X 블록Ⅱ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 100기와 전술유도장비 4기(8560만 달러), 레이더 감시장비(6억5540만 달러) 등이다.

국방안보협력국에 따르면 이번 수출은 바이든 정부 들어 여섯 번째이자 가장 큰 규모의 무기 판매다

이번 무기 수출 계약은 총 세 부분으로 구성됐으며 관련 군사 장비와 부품, 기술 및 물류 지원 서비스도 같이 포함됐다.

대만 총통부는 이번 미국의 무기 판매로 대만이 자주국방 능력을 강화하고 국경을 둘러싼 중국의 군사적 압력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총통부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분쟁을 확대하거나 분쟁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무기 도입으로 우리는 국가 주권을 지키기 위한 자주국방 능력과 결의를 확고히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 무인기(드론)의 대만 침범이 빈번해지자 강경 대응 방침을 발표했다. 지난 1일 대만군은 자국 영공에 침입한 중국 드론을 격추했다.

쑤전창(蘇貞昌) 대만 행정원장은 중국에 드론을 이용한 침입을 멈추라고 경고했지만 중국은 이를 무시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미국이 대만을 방어할 것이라고 밝혀왔지만, 미국 행정부 관리들은 대만을 향한 기본적인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미국이 주도하는 새 경제 구상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공식 출범을 위해 일본을 방문해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하나의 중국’ 정책에 동의한다”면서도 “대만을 무력으로 점령한다는 생각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도 반대하고 있다. 다만, 대만의 방어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단을 제공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이다.

미국은 중국 공산당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자 지난달 28일 미 해군의 타이콘데로가급 유도미사일 순양함 앤티텀호와 챈슬러스빌호를 대만해협의 중간선을 따라 통과시키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한 바 있다.

또한 미국의 동맹국인 캐나다와 영국도 함정을 파견해 대만해협 중간선을 따라 이동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