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진단 키트 공급 통제해 우한 폐렴 사례 은폐

올리비아 리(Olivia Li)
2020년 01월 28일 오후 4:47 업데이트: 2020년 01월 29일 오후 2:33

중국 당국이 진단키트 공급을 통제해 발표된 코로나바이러스 우한 폐렴 감염 사례가 사실과 다르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내부 소식통과 위챗의 독립 저널리스트는 ‘보건당국이 우한 병원으로 보내는 바이러스 검출을 위한 진단 키트 수를 제한해 사태의 심각성을 은폐하려 했기 때문에 실제 환자 수는 공식 수치보다 훨씬 많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우한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진단 키트는 특정 자격 있는 병원에만 제공되며 그 수마저 한정돼 있다. 이들 병원의 의료진은 공급되는 키트 수가 환자를 검사하는 데 필요한 분량의 10%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이들 병원의 책임은 오직 치료만을 제공하는 것이고, 의사들은 어떠한 진단도 내릴 수 없다고 병원 측은 주장했다. 진단을 받으려는 환자들은 어떤 결과도 얻지 못하고 자포자기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그들은 부연했다.

진단 키트 공급 제한

이 소식통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중문판 에포크타임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진단 키트의 수를 조절함으로써 매일 확진된 사례에 대해 상한선을 둘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에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단 한 명도 없었던 날이 며칠 계속됐는데, 다른 나라에서 중국에서 온 사람 중에 우한 폐렴에 걸렸음을 확인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CDC는 보고된 환자 수를 증가시킬 수밖에 없었다”며 이것이 왜 갑자기 며칠 만에 100건 이상의 새로운 확진 사례를 보고했는지를 설명해 준다고 했다. “그들은 집계를 조작하고 있다. 실제 환자 수는 훨씬 많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어 소식통은 CDC가 진단 키트 공급을 제한하는 이유에 대해 “환자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정부는 치료비를 지불해야 한다.

일부 병원은 전염병으로부터 의료진을 보호할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의료진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나, 의료인조차 자격 있는 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이 거부됐다고 그는 전했다. 일부는 현재 비교적 낮은 등급의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그는 부연했다.

진단을 수행할 자격이 있는 병원은 증상이 가벼운 환자들을 선별하려고 노력한다.

그는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은 치료될 확률이 훨씬 높다”며 당국이 이런 환자들을 선별해 사망률을 낮추려 한다고 말했다.

4대 문제에 직면한 우한

중국 메신저 위챗(WeChat)에서 독립적으로 출판물을 게시하는 이들은 우한시가 직면한 네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정된 수의 진단 키트, 증상을 가진 환자들이 검진을 받을 수 없는 어려운 상황, 병원 침대의 부족, 그리고 진단받지 못한 바이러스 보균자들 등이 중요한 문제로 꼽혔다.

22일 위챗의 한 게시물은 직원들에게 배포된 한 회사의 내부 질병 통제 보고서를 인용했다.

“우리 직원인 장신과 그의 아버지가 우한 폐렴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상하이) 통지(同濟)병원은 ‘진단키트도 없고,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아니면 받지 않는다’며 거절했다. 장 씨와 아버지는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하고 지금 집에 머물고 있다.”

우한제일병원, 우한 6호 병원, 우한 적십자병원, 우한 폐 전문 병원 등은 폐렴 치료를 위해 지정된 병원이지만 모두 진단 키트 공급이 부족해 환자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을 받기 위해 선택된 사람들은 다른 환자들의 눈에 ‘복권 당첨자’로 보인다”고 게시물에는 적혀 있다.

후베이성의 다른 도시에 있는 지정병원이 22일 오후 첫 진단키트를 받았으나 필요한 분량의 10%에도 못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우한과 가까운 도시인 시아닝의 지정병원은 아직 진단 키트를 받지 못했다.

또한 진단을 수행할 자격을 갖춘 병원들은 진단 테스트를 요청하는 사람들을 내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황지라는 환자는 자신이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자격을 갖춘 병원 중 하나인 진인탄병원으로 진료를 받으러 갔으나, 병원 직원은 확진자만 받을 수 있다며 검사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중문 에포크타임스는 진인탄병원에 전화를 걸어 현재 병원의 환자 수용 지침을 문의했다. 한 병원 직원은 현재 우한보건위원회가 선정해 승인한 환자만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려는 환자들은 누구나 우한보건위원회와 상의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중국 관영 매체들은 1월 16일까지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Pfizer)가 다른 도시에 5만~6만 개의 진단 키트를 공급했고, 상하이에 본사를 둔 제노덱스(Geneodx)는 7만5000개의 추가 키트를 생산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모두 합치면 10만 개 이상의 키트가 사용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