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국가전력망 간부 조사… 쩡칭훙 몰락 초읽기

프랭크 팡
2015년 07월 8일 오전 10:38 업데이트: 2019년 10월 26일 오후 9:23

 

중국의 국영 전력유통기업인 국가전력망공사(國家電網公司)의 주창린(朱長林) 화북지부 주임 겸 서기가 사정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으며 중국 내 전력산업 검은 커넥션에 대한 조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는 중국 당국의 강력한 권력을 가진 전 부주석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가 될 전망이다.

해외 중국어 매체 보쉰에 따르면 중국 국가전력망공사 회장인 류전야(劉振亞) 이사장은 중앙기율위원회(중기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 류의 낙마 소식은 미국 포춘지 선정 세계 500대 기업 중 7위 기업인 중국 국가전력망공사에 대한 중기위의 조사결과 발표에 이어 나왔다.

지난 6월 17일 중국 관영매체는 이 국영기업의 간부들이 자신과 가족의 부를 축적하기 위해 권력을 남용하고 뇌물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보쉰에 따르면 5명의 임원인 주장린, 관소우종, 마린구오, 얀푸롱과 우조우춘이 체포됐다.

시진핑 주석은 집권 직후 반부패 운동의 일환으로 ‘파리와 호랑이(모든 계층의 부패 공직자를 지칭하는 공식어)’를 모두 축출할 것을 선언했다.
공산당 정치평론가들은 시 주석의 행보가 전 공산당 리더인 장쩌민 파벌을 뿌리 뽑으려는 시도로 해석한다.

중국 국가전력망공사와 회사 임원진에 대한 조사는 시주 석이 류전야의 오랜 후원자이자 중국 정치에서 막후 실세인 쩡칭훙(曾慶紅) 제거의 일보 전진으로 보인다. 쩡칭훙은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역임했고 장쩌민의 오른팔이다. 쩡이 다음 차례 반부패 운동의 타깃으로 물망에 오를 것이라 추정 보도가 흘러나온 건 이미 1년이 넘는다.

2000년 당시 막강한 인사권을 쥐고 있는 비밀 조직인 공산당 중앙위원회 주석이었던 쩡은 류전야를 중국 국가전력망공사의 차장으로 승진시켰다. 류는 자신의 정치적 후원자를 잊지 않았다.

2007년 중국 경제주간지 재경(財經)에 의하면 5년 후 대형 국영 에너지 및 부동산 기업인 산둥 루넝그룹을 쩡칭훙의 아들인 쩡웨이(曾偉)와 그의 친구들에게 6억 달러(37억 위안)에 넘겼다. 당시 산둥 루넝그룹 가치는 177억 달러였고 순 자산은 120억 달러였다.

1년이 지난 지금 중화권 매체들은 쩡이 연금 상태이거나 이미 조사를 받았음을 암시하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중국 공산당 중요 행사에서 쩡의 모습이 사라진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 보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고 당간부들은 단기간에 제거되지는 않는다. 최근에 숙청된 ‘공안 차르’ 저우융캉(周永康)의 사례는 다가올 쩡칭훙의 몰락을 가늠하게 한다. 우선, 석유분야의 전 페트로차이나 회장 장제민(蔣潔民)과 같이 저우의 협력자들은 하나 둘씩 부패혐의로 소환됐다. 저우는 2014년 7월에 체포됐고 그의 아들 저우빈(周濱)은 8월 당국에 억류됐다.

지난 6월 11일 백발의 저우는 비공개 재판에서 자신의 죄상을 모두 인정하고 종신형을 선고 받는 모습이 국영방송을 통해 중계됐다.류전야의 숙청이 확인된다면 류의 강력한 정치적 후원자를 포함한 ‘더 큰 호랑이’의 체포가 머지않았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