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안전부장, 베이징서 스파이 활동 엄중 단속 지시

최창근
2023년 04월 28일 오전 11:10 업데이트: 2023년 04월 28일 오전 11:10

중국 정부 안보·방첩 책임자가 “베이징에서의 간첩 활동을 엄중 단속하라.”고 지시했다.

4월 26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천이신(陳一新) 국무원 국가안전부장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천이신 부장은 4월 24일, 현장 시찰을 했다. 현장에서 그는 “수도 베이징은 침투, 전복, 사보타주(고의 파괴 공작), 적대 세력의 분리주의 활동, 간첩 활동을 단속하는 주요 전장(戰場)이며, 베이징국가안전국의 업무는 막중한 책임이 따른다.”고 강조했다. 또한 “베이징국가안전국이 핵심 기밀을 지켜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천이신 부장은 현장에서 방첩 장비를 점검하기도 했다. 그 자리에서 그는 “베이징국가안전국이 주요 위험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제거하기 위해 방첩 업무를 종합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베이징국가안전국(北京國家安全局)’은 국가안전부의 지방 조직이다. 국가안전부는 베이징·상하이·톈진·충칭 등 4대 직할시에는 ‘지방국가안전국’을, 나머지 성(省)·자치구에는 ‘지방국가안전청’을 설치하고 있다.

천이신 국가안전부장의 현장 시찰은 중국 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 게시 글을 통해 알려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은밀하게 행해지는 중국 국가안전부 시찰 활동은 과거에는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며 “천이신 부장의 현장 시찰은 오늘날 중국이 극심한 지정학적 긴장에 직면해 방첩 노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해석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으로 영전한 천원청(陳文清) 전 부장의 뒤를 이어 국가안전부 수장에 오른 천이신은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1959년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 태생으로 2000년대 초·중반 시진핑 주석이 저장성 당 서기를 지낼 당시 직속 부하로 일한 이른바 ‘즈장신쥔(之江新軍)’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천이신은 당시 저장성 중국 공산당위원회 부비서장, 판공청 부주임, 정책연구실 주임 등 시진핑의 비서와 책사 역할을 했다.

이후 2018년부터 중국 공안기관 사령탑인 중앙정법위원회 비서장으로 활동하며 시진핑의 반부패 캠페인을 총괄 지휘했다. 2020년 2월, 코로나19로 봉쇄된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파견돼 현장 방역 활동을 지휘하기도 했다.

한편,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4월 26일 개최된 2차 회의에서 ‘반간첩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반간첩법이 개정된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전인대는 “전통적인 안보 위협과 비전통적인 안보 위협이 서로 얽히고, 간첩 행위 활동 주체가 갈수록 복잡해진 가운데 영역이 넓어지고 수법도 은밀해졌다.”며 새로운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장톄웨이(臧鐵偉) 전인대 상무위원회 법제공작위원회 대변인은 해당 개정안에 대해 “간첩 조직이나 그 대리인이 국가기관이나 기밀 관련 부서, 주요 정보 기반 시설 등에 대해 사이버 공격을 하거나 침입, 방해, 통제, 파괴하는 행위를 간첩 행위로 명시했다.”고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방첩 투쟁은 극심하다.”고도 했다.

7월 1일 시행되는 개정안은 우선 간첩 행위에 ‘간첩 조직과 대리인에게 접촉하는 행위’를 포함했다. 이를 통해 광범위하게 간첩죄 적용이 예상되며, 현지 기업들의 영업 활동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