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은 어디로 가나…시진핑판 문화대혁명·계급투쟁 본격화

박상후 /국제관계,역사문화평론가
2021년 08월 9일 오후 12:07 업데이트: 2022년 05월 28일 오전 11:40

지금 중국 공산당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안팎으로 사면초가에 처한 중국 공산당을 시진핑이 어느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지에 대해 크게 두 가지로 간략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하나는 나라 문을 걸어 잠그는 쇄국, 다른 하나는 시진핑판 문화대혁명입니다.

문화대혁명의 첫 번째 총성은 이미 울려 퍼졌습니다. ‘사령부를 포격하라’는 대자보로 문화대혁명의 서막을 연 모택동의 사례가 연상되는 사건이 중공에서 이미 발생했습니다. 자본가를 두들겨 잡는 사냥의 본격화가 그것입니다.

우선 첫 번째 주제 ‘쇄국’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예전에 다룬 것이긴 하지만 다시 자세하게 설명하겠습니다.

8월 3일 상하이 교육위원회는 ‘가을학기 새 커리큘럼 계획’을 발표하고 시진핑 사상 독본을 소학교와 중고등학교의 필수과목으로 지정했습니다.

시진핑 사상이 교육 현장에 등장할 조짐은 진작부터 있었습니다. 2020년 6월 중공교육부는 당 간행물 츄스(求是)에 그해 가을학기부터 37개 중점대학에 시진핑 사상 개론 과목을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시진핑 사상독본’과 ‘시진핑 치국리정’이란 책이 교재로 채택됐습니다.

그러다 1년 지나 시진핑 사상이 소학교와 중고등학교 과정에 들어간 겁니다. 상하이 교육위가 내세운 명분은 “소양 교육을 강화하고 학생들의 학업부담을 경감해주겠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학기 중에 치르는 여러 시험도 폐지했습니다. 특히 영어 교과를 소학교 기말고사에서 없애 버렸습니다. 그리고 상하이의 소학교와 중고등학교에서는 해외에서 도입된 교재를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했습니다. 상하이는 시진핑의 반대파인 장쩌민파의 세력 기반입니다.

이런 교육방침을 실시한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어 수업을 소학교에서 제외하고 해외도입 교재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는 방침은 쇄국을 의미합니다. 여권도 안 내 줄 테니 영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중국 외부의 관찰자들은 미국 등 서방과의 단교까지도 염두에 둔 것 아닌가 하는 다소 극단적인 해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베이징의 언론인 가오위는 RFA와의 인터뷰에서 “교육 당국이 시진핑 사상을 정식으로 채택하고 영어교육을 죽인 것은 신세대 홍위병을 양성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면서 “모택동의 쇄국정책을 카피하고 미국을 적으로 보는 차원”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스웨덴에서 ‘완즈(萬之)’란 필명으로 활동하는 작가 천마이핑도 같은 의견을 내놨습니다. “시진핑이 서방의 압력에 직면해 인민의 복지와 미래에 도박을 걸고 있다”면서 “문화대혁명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서방세계가 중국 공산당과 디커플링을 시도하고 있으니 여기에 쇄국으로 대항하려 하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다음은 문화대혁명입니다. 시진핑의 정책 지시에 따라 현재 중국에서는 두 명의 기업가가 칼끝 앞에 서 있습니다. 한 명은 교육사업을 하는 신동방의 위민훙으로 폭력조직 흑사회의 두목으로 지목됐습니다.

신동방에서는 이미 군중이 동원되기 시작했습니다. 직원들이 조직돼 사장 위민홍을 고발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사장이 직원을 착취하고 억눌렀다는 주장들을 제기할 태세입니다. 위민훙이 흑사회의 두목이며 만악의 자본가라는 겁니다.

신동방은 1996년에 설립돼 2006년에 월스트리트에 상장된 중국 최대 교육그룹입니다. 2017년에는 100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가진 교육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2019년에는 홍콩증시에도 상장했습니다. 2020년 5월 통계로 신동방은 중국 내 91개 도시에 104개 학교를 설립하고 1361개 사설 교육센터, 12개 서점을 거느렸습니다.

두 번째 인물은 텐센트의 마화텅입니다. 인터넷 게임업체 최고경영자(CEO)인데 갑자기 마약 거래 두목으로 몰렸습니다.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신문인 ‘경제참고보’는 텐센트가 출시한 게임 ‘왕자영요’를 아이들이 하루 8시간씩 한다면서 “정신적 마약, 전자 아편”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마화텅이 처한 상황은 위민훙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마화텅은 중국 공산당이 직접 두들기며 타도하는 대상으로 전락했습니다. 마화텅이야말로 이번 자본가 숙청의 진정한 목표입니다. 베이징시 하이뎬구 검찰원은 선전시 텐센트 컴퓨터 시스템 유한공사에 대해 민사공익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기가 막힌 일입니다. 공산당 산하의 검찰이 공익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공익소송이니 일반인들도 동참할 수 있습니다. 텐센트에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면 여기에 무리 지어 동참해 함께 텐센트를 타도하자는 겁니다.

베이징시 하이뎬구 인민검찰원은 관련 공고도 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본원이 직책을 이행하던 중에 선전시 텐센트 컴퓨터 시스템 유한공사 위챗 상품의 청소년 모델이 중화인민공화국의 미성년자보호관련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텐센트는 미성년자의 합법권익과 공공이익을 침해했다. 이 때문에 중화인민공화국 민사소송법 제 55조에 따라 법률이 규정한 기관과 유관조직들은 민사공익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 그럴 경우 인민검찰원은 이런 기소를 지지한다.”

하이뎬구 인민검찰원은 또한 중화인민공화국 민사소송법 55조 2항에 따라 최고인민법원, 최고인민검찰원이 이같은 공고를 내도록 한다며 “민사공익소송기관과 사회조직은 이 공고발표 30일 이내에 서면으로 상황을 알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참고로 텐센트의 ‘왕자영요’는 이용자가 1억명으로 명목상 9천만명인 중국 공산당원보다 많습니다. 이런 점도 공산당의 눈에 거스르는 요소입니다. 다시 말해 군중을 선동해 텐센트를 타격하겠다는 국가기관의 선포입니다.

이는 굉장한 사건입니다. 중국 공산당은 수십 년 동안 계급투쟁을 인민들에게 세뇌해 왔습니다. 계급투쟁에서 ‘못 가진 자는 가진 자에 대해 들고 일어나야 하며, 그 지도는 공산당이 한다’고 세뇌해왔습니다. 바로 이 같은 계급투쟁을 지금 공산당이 인민을 선동해 벌이고 있는 겁니다.

즉 공산당 당국의 ‘텐센트 타도’ 구호는 시진핑 시대 문화대혁명의 첫 총성으로 볼 수 있습니다. 베이징시 하이뎬구 인민검찰원의 공고는 1966년 모택동이 인민일보에 기고한 ‘사령부를 포격하라 – 나의 대자보’라는 글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모택동은 이 글에서 “중앙에서부터 지방까지 몇몇 지도자 동지들은 반동 자산계급의 입장에 서서 자산계급의 독재정치를 실행하고 있다”, “무산계급의 혁명파에 대해 백색테러를 실행하며 독선하고 있다”고 당과 정부의 이른바 ‘사령부’를 맹비난했습니다.

이게 바로 10년간 중공을 광기의 도가니에 빠뜨린 문화대혁명의 신호탄이었습니다. 당시 모택동은 대약진운동, 인민공사의 실패로 정치적 위기에 몰려 당과 정부의 권력을 빼앗기고 군권만 겨우 유지하던 상태였습니다.

마오쩌둥의 글을 본 홍위병들은 여기에 선동돼 자기들 세상이 온 것처럼 마음대로 난동을 부렸습니다. 대도시에서는 홍위병들이 시민들을 ‘인텔리’, ‘쁘띠부르주아’라면서 구타하고 살해했습니다. 중국 최고의 고찰인 뤄양의 백마사를 파괴했고 명나라 황제 만력제와 황후의 시신을 소각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공산당의 레토릭은 ‘A를 타도해서 B를 해방한다’는 상투적 어구를 자주 구사합니다. 국공내전 때는 ‘타도 장개석, 해방 전(全)중국’이었습니다. 문화대혁명 때는 “자산계급을 타도해 무산계급을 해방시키자”고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마화텅을 타도해 미성년자를 해방시키자’는 식입니다. 정신적 마약, 전자 아편이나 다름없는 해로운 컴퓨터 게임에서 미성년자를 해방시키자는 겁니다. 그리고 미성년자들에게 이런 해악을 끼쳐온 텐센트에 대해 공산당이 앞장설 테니 광대한 군중도 이에 따르라고 선동하고 있습니다.

-박상후의 시사논평 프로그램 ‘문명개화’ 지면 중계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