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발전의 진실성 의심받는 이유

허칭롄(何淸漣)
2012년 08월 25일 오후 9:03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28

국제사회는 1989년 ‘6.4’ 이후 중공정부를 정치적으로 진정 신뢰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 30여 년간 지속된 중국의 경제성장은 국제투자자들에게 많은 믿음을 줬고 중국경제가 장기간 번영할 것으로 믿게 했다. 하지만 최근 국제사회의 이런 의심은 경제영역에까지 확산되기 시작했다. 심지어 과거 중국경제발전을 가장 잘 설명한다고 믿어왔던 GDP와 성장속도마저도 이런 의심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리커창마저 불신하는 GDP통계

이런 의심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차기 국무원 총리로 내정된 리커창마저 자국의 GDP통계를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선 이 일의 전후맥락을 살펴보도록 하자. 2010년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베이징주재 미국 대사관이 ‘07BEIJING1760’이라 칭한 비밀전문에 따르면 2007년 3월 12일 베이징 양회에 참가하러 온 당시 랴오닝성 서기 리커창이 미국 대사관저를 찾아와 대사관 직원들과 만찬을 한 적이 있다.

리커창은 랴오닝의 경제상황을 설명하면서 중국의 GDP수치는 조작된 것으로 믿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랴오닝 경제를 평가할 때 3가지 데이터를 중시한다고 했다. 첫째는 전력소모량, 둘째는 철도운송량, 셋째는 대출금액이다. 이 세 가지 데이터를 통해 상대적으로 정확한 경제성장률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웃으면서 “다른 모든 데이터들 특히 GDP 통계는 단지 참고만 할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중국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지금 리커창이 18대 이후 국무원 총리가 될 것으로 보는 많은 외신들은 그에게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다. 즉 리커창이 총리가 되면 이런 불신은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리커창이 전력소모를 중시한 이유는

리커창이 전력소모량 등의 데이터를 중시하게 된 이유는 2002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에 보도된 중국 통계데이터 조작에 관한 문장 때문이다. 당시 논쟁을 유발한 인물은 미국 피츠버그대학 경제학과의 토머스 로스키 교수로 2001년 ‘중국 GDP통계에 무슨 일이 있는가?’라는 문장을 발표했다. 로스키 교수는 이 문장에서 중국의 에너지소비, 교통운송과 건축자재 등의 생산량을 통해 추론할 때 1997년부터 2000년까지 중국 GDP의 실제 성장률은 관방에서 발표한 것보다 절반 내지는 그 이상 낮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영국의 파이낸션타임스, 이코노미스트는 물론이고 미국의 뉴스위크, 비즈니스위크 등에 대대적으로 보도됐고 학계뿐만 아니라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또 중국 국내에서도 널리 인용 보도돼 수년간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중국정부는 통계자료의 부실과 불투명으로 내외적으로 지탄을 받았으며 통계제도의 개혁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개혁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만약 통계제도가 개혁돼 국제수준에 근접한다면 정책 결정비를 절약할 수 있고 외국 기업인들의 신뢰를 얻어 보다 많은 외국투자를 이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중국 국가통계국의 리더수이(李德水)국장과 다른 직원들도 이 논쟁에 참가했는데 이들은 허위 보고된 수치가 총액의 약 20%에 달한다고 인정했다. 가령 2004년을 예로 든다면 허위보고가 총액의 19.47%였다. 이들 정부관원들조차 한 가지 사실을 인정했는데 바로 중국 각 지방에서 보고하는 GDP 수치는 모두 정치적인 고려를 거친 것으로 결코 중앙정부에서 목표로 정한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수치가 나올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지방정부에서 중앙에 보고하는 GDP성장률에 상관없이 국가통계국은 전체적으로 평균 20% 정도는 과장된 것으로 본다.

끊임없이 향상되는 조작기술

2002년 외국 학자에 의해 시작된 논쟁을 거친 후 중국은 GDP를 조작하려면  전력사용량이나 에너지소비량 등을 세트로 맞춰야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리커창은 학습능력이 뛰어난 인물로 과거 이런 논쟁이 있었음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리커창이 자신은 전력소모량, 철도운송량, 은행대출만을 믿는다고 밝혔을 당시에도 이미 이들 분야의 조작도 같이 시작됐다.

은행대출 용도의 조작은 중국의 오랜 관습이다. 최근 수년간 저장성 일대의 민간기업들은 은행대출을 받을 때 생산자금 등의 명목으로 대출을 받지만 실제로는 부동산에 투자했다. 2011년 부동산이 전면적으로 하락한 후 이들 기업은 더 이상 은행대출을 받지 못하자 도주하거나 일부는 자살을 선택했다. 도피한 기업인들 중에서 원저우 상인이 특히 많았다. 그러므로 중국에서 은행대출은 더 이상 경제발전 상황을 추산하는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

전력사용량도 믿기 어려워

문제는 중국에서는 어떤 일이든 모두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GDP데이터가 조작될 수 있다면 전력사용량 데이터도 얼마든지 조작될 수 있다.

우선 전력데이터에는 두 가지 다른 지표가 있는데 바로 발전량과 전기사용량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두 지표가 따로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방정부는 전력데이터를 조작할 충분한 동기가 많이 존재한다. 때로는 과장하거나 때로는 일부러 축소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전력데이터 역시 믿을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지난 7월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발전소 직원이 발전용량 수치를 키워서 보고하도록 상부로부터 요구받았다고 한다. 다시 말해 지방 및 성(省) 1급 정부에서 발전소 측에 중앙에 경제상황을 사실대로 보고하지 말도록 요구했다는 것이다. 공무원들은 ‘부정적인 경제데이터’를 보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발전소 측에 ‘마이너스 성장’을 ‘제로 성장’으로 보고하도록 요구했다. 일찍이 21세기 초 중국경제에서는 이미 ‘경기하강’이란 단어를 폐기했다. 즉 ‘마이너스 성장’으로 ‘경기하강’을 대신하고 ‘제로성장’으로 ‘정체’를 대체했다.

독자 여러분들이 전력사용량 조작의 대체적인 상황을 분명히 알 수 있도록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발전량과 전기사용량 모두 조작될 수 있으며 축소 또는 뻥튀기가 모두 가능하다. 만약 경제성장률을 높이려면 발전량과 전기사용량을 과장해서 보고하는데 두 개 중 높은 것을 보고한다.

또 지방관원의 정치적인 필요에 따라 에너지소모량을 감소시켜야 할 경우에는 발전량을 축소 보고한다. 일반적인 경우 정부부문에서는 이를 확인할 다른 통계자료가 없다. 중국의 12차 5개년 계획(2011-2015년)에서 탄소배출량 감소를 목표로 하고 있고 목표달성을 정치적인 성과의 하나로 간주하기 때문에 당분간 전기사용량의 신빙성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러므로 차기 총리 리커창은 여전히 새로운 방법을 찾아 중국경제발전의 실상을 파악해야 한다. 국제사회의 중국경제발전 성과에 대한 의심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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