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총통 방미 반대 시위대 동원? 대만 국가안전국장 “일당 200달러 지급”

최창근
2023년 03월 31일 오후 4:56 업데이트: 2023년 05월 25일 오후 3:47

중미 공식 수교국 순방을 명분으로 미국 ‘경유외교’를 펼치고 있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을 두고 미국 내 화인(華人) 사회가 양분된 양상이다. 친대만 성향 교포들은 차이잉원 총통의 방문을 환영하지만, 친중국 성향 화인들은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와중에 반(反)차이잉원 시위 배후에 중국이 있다는 주장 제기됐다.

3월 29일, 미국 뉴욕에 기착하여 방미 일정을 시작한 차이잉원 총통의 숙소 롯데 뉴욕팰리스호텔 앞에는 대만(중화민국) 국기 ‘청천백일만지홍기(靑天白日滿地紅旗)’와 미국 성조기를 든 교민들이 모여들어 환영했다. 교민들은 “차이잉원 총통 환영합니다.” “중화민국이여 영원하라.” “대만을 응원합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반면 숙소 인근에는 지지 세력을 웃도는 규모의 항의 시위대도 몰려들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규모를 500명으로 추산 보도했다. 시위대는 중국(중화인민공화국) 국기 ‘오성홍기(五星紅旗)’와 성조기를 들고 “하나의 중국! 대만 독립 반대.” “대만 독립은 막다른 길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일부 시위자는 차이잉원 총통을 향해 “민족 반역자!” “타도! 차이잉원.”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대만 국가원수의 미국 방문 기간 벌어진 사건은 대만 입법원(국회)으로도 파급됐다. 3월 30일, 입법원 외교‧국방위원회 대정부 질의에 출석한 집권 민진당 소속 왕딩위(王定宇) 입법위원은 차이밍옌(蔡明彦) 국가안전국장에게 친중국 시위대의 항의 시위를 다룬 미국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당국은 해당 문제를 파악하고 있는가?”라며 추궁했다.

차이밍옌 국가안전국장은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 중국의 주(駐)뉴욕 총영사관과 주LA 총영사관이 친중 모임, 단체 등을 동원하고 있다.”며 인정했다. 이어 차이밍옌 국장은 “중국 측이 항의시위를 위해 관련 단체에 식비·숙박비를 제외하고 하루 200달러를 지급한다.”고 주장하여 차이잉원 총통 반대 시위가 금전을 동원한 일종의 관제 시위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자금 출처나 지급원은 밝히지 않았다. 차이밍옌은 “돌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국 국무부 등과 긴밀히 연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열흘 일정으로 공식 수교국 콰테말라, 벨리즈를 방문하는 차이잉원 총통은 순방에 앞서 3월 29일 뉴욕을 방문하여 현지 교포단체와 간담회를 가졌다. 30일에는 주뉴욕 타이베이경제문화사무처(총영사관)를 방문하고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로부터 ‘리더십어워드’를 수상했다.

공식 순방 후에는 서부 LA를 방문하여 교민들과 면담하고, 캘리포니아주를 지역구로 둔 케빈 매카시 미국 연방 하원의장도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