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최대 안보위협이자 교역 상대…英, 관계 재설정”

2021년 03월 16일 오전 11:04 업데이트: 2021년 03월 16일 오후 2:27

존슨 총리, 안보·방위·외교정책 재검토 결과 발표 예정
“영국의 번영과 가치에 구조적인 도전, 국익 침해”

영국이 중국을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최대 위협으로 보고 양국 관계를 재설정할 것이라고 현지 일간 더타임스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총리는 조만간 영국의 안보·외교정책을 재검토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쟁 시대의 글로벌 영국'(Global Britain in a Competitive Age)이라는 제목이 붙은 100쪽 분량의 이 재검토 문서엔 영국의 안보와 방위, 개발, 외교정책과 관련해 냉전 시대 이후 가장 근본적인 내용을 담았다.

더타임스가 사전 입수한 문서는 과학과 기술, 미래의 열린 국제사회 질서, 안보 ·방위, 국내외에서의 복원력 구축 등 4개 분야로 구성됐다.

이에 따르면 영국은 중국을 경제적 안보와 관련해 국가 단위로는 최대 위협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중국이 영국의 번영과 가치에 ‘구조적인 도전’이 됐다고 진단했다.

문서는 중국이 군을 현대화하고 태평양 지역에서 자기주장을 강화하면서 영국의 이익에 대한 위험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특히 영국의 가치는 물론, 전력과 교통, 수도 등 핵심 인프라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대응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영국이 더 깊은 교역 관계와 투자 등 중국과 긍정적 경제적 협력을 추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문서는 “중국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대비, 종 다양성, 기후변화 등의 전세계적 도전과제에 대응하는데 점점 더 중요한 협력 상대가 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중국과) 계속 긍정적인 경제적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타임스는 그러나 이같은 중국과 교역 강화는 신장 지역 위구르족 탄압, 홍콩 내 가혹한 법 시행 등과 관련해 더 단호한 조치를 요구하는 보수당 내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존슨 총리는 중국과 관계 설정 외에도 내각에 미국 백악관과 같은 상황실을 설치하고, 대테러 경찰과 정보기관, 법률 자문 등을 하나로 묶은 대테러 작전실(operation centre)을 운영한다는 계획도 발표할 예정이다.

문서는 향후 발생 가능성이 큰 테러와 영국의 안보 관련 조언도 담았다.

문서는 “이슬람교도와 북아일랜드 관련 테러리즘, 극우와 극좌, 무정부주의자 등이 주요 테러 원천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테러 조직이 2030년까지 성공적인 화생방 및 핵무기(CBRN)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문서는 또 다른 나라들이 핵무기를 다양화하고 증대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영국의 ‘트라이던트'(Trident) 핵 미사일 탄두 수 제한을 기존의 180개에서 260개로 완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영국의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 | EPA/영국 국방부=연합뉴스

영국은 핵무기 공격을 받아 방위 능력이 파괴된다고 하더라도 항상 바다 밑에 있는 잠수함에서 상대방에 핵미사일 보복을 가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놓는다는 ‘트라이던트’ 핵 억지력을 유지하고 있다.

또 영국군이 해외에서 지금보다 더 자주, 더 오래 개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인구 증가와 서식지 감소로 인한 인간과 동물과의 접촉 증가 등으로 또 다른 전염병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실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