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돌아오는 기업에 이전비용 100% 지원” 美 의회 법안 마련

하석원
2020년 05월 7일 오후 1:56 업데이트: 2020년 05월 7일 오후 6:22

미국 의회가 중국에서 미국으로 돌아오는 제조기업을 지원하고, 중국의 자국 중요 기업인수를 억제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다.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 “탈동조화(decoupling)” 모멘텀이 형성된 데 따른 대응이다.

법안을 준비 중인 마크 그린 공화당 의원은 “투자비용 즉시 공제제도(immediate expensing)’를 통해 중국에서 돌아오는 미국 제조기업의 이전 비용을 전액 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 의원은 “공제에 필요한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를 통해 충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이후 미국 기업의 중국 철수를 일관되게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달 폭스뉴스에 “중국에서 돌아오는 기업에 이전 비용 100%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팬데믹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 탈동조화 모멘텀을 제공했다.

중국의 원재료·부품 공장들이 가동 중단되고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거래처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의료물품 수출을 제한하고 품질미달 의료용품을 수출한 것도, 중국에 공급망을 의존하던 서방국가들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그린 의원은 “탈동조화는 경제적으로나 국가안보 측면에서 현명한 결정”이라며 이번 주 안으로 법안을 마무리 짓겠다고 했다.

또한 그린 의원은 팬데믹으로 자산가격이 하락한, 국가안보에 필수적인 미국기업이 중국에 인수되는 것을 막는 법안도 준비 중이다.

‘중국의 전략에 맞서 우리 시스템을 지키는 법안(SOS·Secure Ous Systems Against China’s Tactics)’으로 명명된 이 법안은 재무부가 투자금액의 50%를 보전하는 방식으로 미국인의 자국기업 투자를 촉진하는 내용이다.

그린 의원 “현재 중국은 전 세계에서 국가안보에 중요한 기업을 사들이고 있다”며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항공기 리스회사 BOC 에비에이션에 항공기 22대를 매각하고 재임대한 일을 언급했다.

BOC 에비에이션은 싱가포르에 소재하고 있지만, 중국 국영은행인 중국은행이 소유하고 있다. BOC가 중국은행(Bank of China)의 약자다.

“중국은 미국 시장에서 언제든 대형 항공기 22대를 거둬들일 수 있게 됐다”고 그린 의원은 덧붙였다.

한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옌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 역시 이런 전개를 경고했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지난달 15일 “(일부 세력이) 경기 침체를 우리의 중요한 산업과 인프라에 대한 투자 개방으로 이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그는 지난해 말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을 경계하며 “엄청난 인프라 투자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접근하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