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설명 붙은 최루탄 탄피에 미얀마 군중 격분

류혜선
2021년 03월 3일 오전 11:36 업데이트: 2021년 03월 3일 오후 1:33

미얀마 군정이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하고 연일 시위대를 학살한 것이 중공의 ‘수출 혁명’의 결과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미얀마 시위 현장에서 주워온 것으로 추정되는 최루탄 탄피에는 중국어 간체자로 적힌 설명이 뚜렷하게 보인다. 미얀마 누리꾼들은 재차 중공을 향해 “미얀마에서 꺼져”라고 통렬히 비난했다.

지난 2일 한 미얀마 시민이 트위터에 올린 글을 보면, 이날 양곤 싼쟈웅(Sanchaung Township) 시위에서 군경이 쏜 최루탄 탄피 1발을 주웠는데 그 위에 적힌 설명 중 완전히 녹지 않고 남아있는 글자가 중국어 간체자임이 또렷이 보인다.

누리꾼이 올린 사진 속 탄피에는 “……使用”(……시 사용할 것), “…… 烧时间*0秒以上”(……연소 시간*0초 이상) 등의 설명 문구가 적혀 있는데, ‘’, ‘’, ‘’ 등은 분명 중국어 간체자다.

이 사진이 인터넷에 퍼지자 미얀마 누리꾼들은 “이게 중국(중공)이 보내온 해산물이냐”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얀마에서 꺼져라”는 누리꾼도 있었다.

미얀마 언론은 앞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국제선 항공기 운항을 금지한 뒤, 같은 날 양곤에 중국 항공기 5대가 도착해 물건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후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관이 이들 항공기가 운송한 것은 “해산물”이라고 주장해 미얀마 누리꾼의 빈축을 샀다.

미얀마 쿠데타 이후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관 앞에서는 미얀마 내정 간섭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얀마 국민은 민주항쟁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군경은 연일 물대포와 최루탄, 고무탄, 실탄을 쏘며 시위대에 대응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폭력 진압으로 최소 20여 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미얀마 누리꾼이 자체적으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최소 36명이 숨졌다. 부상자는 다 헤아리기 어렵다.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시위자들의 허벅지 쪽엔 그릇만 한 상처가 나거나 두개골 반이 뜯겨 있는 등, 중공이 6∙4 학살 때 사용한 ‘폭발물’(개화탄∙開花彈)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가 나 있다.

이에 앞서 한 미얀마 누리꾼은 총을 쏜 군인이 중국어로 구령을 외친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一, 二, 三, 走!”(하나, 둘, 셋, 발사!), 이 때문에 시위대 진압에 중공 군경이 개입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중공과 미얀마 군정은 밀접한 관계로, 미얀마군 물자의 상당 부분은 중국 회사가 공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