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실종된 한국인 500명 어디로?

Lee Jisung
2012년 10월 24일 오후 3:49 업데이트: 2019년 11월 6일 오후 3:19

지난 5년간 중국 내에서 실종된 한국인 숫자가 5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국 감옥에 수감된 대다수 한국인의 건강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합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지난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주중한국대사관(대사 이규형) 국정감사에서 “2008년부터 2012년 9월까지 약 5년간 중국에서 행방불명으로 공관에 접수된 우리 국민이 514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재외국민 범죄피해 현황’ 자료를 인용, “중국 내 한국인 피해는 2008년 780명, 2009년 1024명, 2010년 944명, 지난해 741명으로 연평균 870명에 달했으며 올해는 362명으로 지난 5년 동안 중국 내 한국인 피해 사례는 총 3841명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피해사례로는 폭행상해가 596명으로 가장 많았고, 행방불명이 514명, 납치·감금이 372명 순이었으며, 올해 8명이 실종된 것을 비롯해 지난 4년 동안 매년 40명가량이 실종되고 있었다.

박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지난 4년여 동안 중국에서 행방불명된 514명에 대한 원인과 해결방안을 질의한 데 대해 이규형 대사는 “실종신고 후 귀가한 경우가 제대로 접수되지 않아 과다하게 집계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은 “중국은 재외공관 가운데 한국인 사건 사고가 제일 많은 지역임에도 업무 종료 후에 발생한 교민이나 여행객의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당직 휴대전화기가 1개에 불과하다”며 “주한중국대사관은 당직 휴대전화기가 4대이고 주일한국대사관의 당직 휴대전화기도 4대나 되는데 주중대사관에 당직용 휴대전화기가 1대밖에 없다는 것은 교민 보호에 구멍이 뚫린 것”이라고 힐난했다.

또한, 중국 내 한국인 수감자의 건강상태 또한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우려를 낳고 있다. ‘김영환 씨 사건’ 이후 정부가 중국 내 한국인 수감자 전원에 대한 영사면담을 한 결과 건강상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박 의원은 “주 선양 총영사관 담당지역에서 2012년 이전 갇힌 127명 중 40.15%에 달하는 51명이 건강 악화를 호소하거나 한국 약품 공급 등을 요청하고 있다”며 외교통상부 자료를 인용해 말했다.

일례로 2007년 12월 갇힌 박모  씨는 왼쪽 눈을 실명해 외부 진료를 요청했고, 2008년 3월 구속된 김 모 씨는 녹내장으로 시력을 상실했다. 또 2010년 10월 갇힌 정모 씨는 체포 당시 폭행과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으며, 2011년 9월 구속된 송모 씨는 왼쪽 눈 이상을 호소하며 외부 진료를 희망하기도 했다.

지난 7월 중국 공안에서 풀려난 김영환 씨가 수감 중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한 이후 정부는 지난 2개월 동안 중국에 갇힌 한국인 모두에게 영사 면담을 했다. 중국에서 수감 중인 한국인은 10월 현재 346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박 의원은 이번 자료 결과에 대해 “우리 국민의 중국 내 피해는 2009년 이후 감소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지난 4년간 일본 내 연평균 약 91명, 미국의 연평균 약 49명에 비해 월등히 많다”며 “주중한국대사관이 자국민 보호를 위해 특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 “외부치료와 약품공급이 필요한 중국 내 한국인 수감자에게 실질적인 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하고, 중국 당국에도 수감자 건강문제와 인권개선에 관해 관심과 주의를 요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