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KN95 마스크, 70% 기준 미달…의료진·환자 감염 위험” 미 연구진

하석원
2020년 09월 25일 오후 3:19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2:50

미국에 수입된 중국산 KN95 마스크 70%가 최저 품질기준에도 못 미쳐 의료진과 환자의 코로나19(중공 폐렴) 감염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최대 환자 보호단체인 응급의학연구소(ECRI)는 22일(현지 시각) 중국 마스크 제조업체 15개사가 생산한 마스크 200여개에 대한 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ECRI 보도자료).

ECRI는 지난 수십 년간 미국 보건당국과 의료기관에 제품 안전과 관련한 조언을 제공해온 미국의 대표적인 의료관련 비영리단체다.

중국의 마스크 표준인 ‘KN95’는 공기 중의 미세입자를 95% 걸러주는 성능을 나타낸다.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인증인 N95를 모방한 표준이다.

그러나 중국은 인증 과정과 품질 관리 수준이 미국과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중국 표준인 KN95를 N95(미국 인증)와 동급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ECRI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이 중국 제조업체 15개사의 KN95 마스크 200개를 테스트한 결과 70% 정도가 미국 인증인 N95의 최저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ECRI 측은 테스트 결과가 나오자마자 즉각 높은 수준의 위험 경고를 발령해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ECRI의 수석 집행관인 마르쿠스 샤바커 박사는 “미국 병원들이 지난 6개월간 수십만 개의 중국산 마스크를 구매했지만, 코로나19 감염 예방 효과가 없었음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의 한 자동판매기에서 판매되고 있는 KN95 마스크. 2020년 5월 29일 | Cindy Ord/Getty Images

이어 “미국 기준에 맞지 않는 마스크를 쓰면 환자와 일선 의료진이 감염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미국에서 만들지 않거나 인증되지 않은 마스크를 구매하기 전에 더 많이 조사해 볼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고 전했다.

ECRI 연구진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초기, 미국에서는 개인방호물자가 심각하게 부족해 의료진들은 중국산 KN95 마스크에 의존해야 했다.

그 이후 정부가 정책역량을 집중해 생산량을 증대시켰지만,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해 부득이하게, 의료진은 미국 제품 대신 중국산 KN95 마스크를 계속 구매해왔다는 것이다.

또한 연구진은 여과능력과는 별개로 KN95 마스크가 얼굴과 밀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 N95 마스크는 머리 위쪽과 목덜미 쪽으로 고정하지만, KN95는 귀에만 걸기 때문이다.

다만, 연구진은 KN95가 일반 수술 마스크나 천 마스크보다는 차단기능을 더 갖췄으므로 일부 임상환경에서는 사용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나 의심 환자를 치료할 때는 KN95를 착용해서는 안 되며, 그 외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소 인증을 받지 않은 마스크를 써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