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은 실존 위협” 美 연방 하원 중국 특위 개최

최창근
2023년 03월 2일 오후 4:57 업데이트: 2023년 03월 2일 오후 5:01

날로 심화되는 미중 간 전략 경쟁 속에서 중국에 대한 경제‧기술‧안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설립한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가 2월 28일 첫 청문회를 개최했다. 특별위원회 위원은 총 24명으로 공화당 의원 13명, 민주당 의원 11명으로 구성됐다.

특별위원회는 “중국 공산당은 미국의 선의를 이용하며 우리의 순진함을 비웃었다.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마이크 갤러거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중국과의 경쟁은 실존적 투쟁이다.”라면서 포문을 열었다. 그는 “21세기 우리 삶이 어떤 모습일지 결정하는 실존적 투쟁이다. 가장 근본적인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갤러거 위원장은 “시간이 없다. 중국 공산당이 인권을 마음대로 결정하는 전체주의 감시 사회가 도래하지 않도록 긴박감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연방 하원은 2월 28일 하루 동안 미국과 중국 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를 포함한 총 4개 위원회를 개최하여 중국에 대한 대응을 의회와 행정부에 촉구했다.

미국과 중국 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는 미디어의 주목을 받기 위해 워싱턴D.C 현지시간 저녁 7시에 공개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른바 평일 텔레비전 시청률이 가장 높은 ‘프라임타임’으로 꼽히는 시간대이다.

청문회에서 민주‧공화 양당은 ‘미국의 최대 도전은 중국’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마이크 갤러거 위원장은 중국 문화대혁명,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탄압 관련 영상을 공개하면서 청문회를 시작했다. 해당 영상 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깡패 같은, 대량 학살 조직’이라는 영문 자막이 삽입됐다. 미국 해병대 정보장교 출신의 마이크 갤러거 위원장(공화당)은 “중국의 기술력이 우리를 추월하도록 놔둘 수 없다. 미국 의회가 분열됐다고 해서 향후 2년을 질질 끌며 허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간사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중국의 무역과 투자 확대가 인도태평양 지역 민주주의를 장려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 일이 일어났다. 중국 공산당이 권위주의를 강화하고 군사력을 증강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우리가 분열되고 당파적이며 편파적이기를 원한다는 걸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은 우리의 관점과 배경의 다양성이 미국 운영 체제에 있어 약점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이는 우리를 정의하는 특징이자 강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의 공격적 행위는 억제하되, 중국인이나 아시아인에 대한 반감이나 편견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를 이끈 허버트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 매슈 포틴저 전 국가안보부보좌관, 스콧 폴 미국제조업연맹(AAM) 회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포틴저 전 부보좌관은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진의를 숨기는 데 귀재이다. 더 이상 베이징에 속아 넘어간다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행정부가 중국 정부가 차단한 미국 기술 기업들과 연계해 ‘만리장성’으로 불리는 중국의 인터넷 통제 시스템에 구멍을 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서 퇴출 논란이 제기된 중국 업체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은 “수천만 미국인이 보고, 읽고, 듣는 것”을 조작할 수 있는 중국 공산당의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스콧 폴 회장은 중국과의 경쟁으로 미국이 입은 경제적 피해에 대해 증언하면서 “미국이 더는 중국 제조업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으로 망명한 중국 반체제 운동가 웨이징성(魏京生) 변호사의 비서 출신인 중국 인권운동가 퉁이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공산당이라는 ‘아기 용(龍)’이 자라도록 먹이를 줬다. 미국이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찾는 과정에서 중국도 부유해졌다.”고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비판했다. 중국 민주화 운동가로서 미국 시민으로 귀화한 퉁이는 1990년 반체제 인사의 통역을 맡았다가 사회 질서를 어지럽힌 죄로 유죄를 선고받고 노동 수용소에 보내졌다고 증언했다.

같은 날 개최된 하원 금융위원회에서는 대만을 지원하고 중국을 압박하는 법안이 다수 통과됐다. 대표적으로 대만의 국제통화기금(IMF) 가입 지지 법안, 중국이 대만에 위협을 가하면 미국이 중국 고위 당국자와 그 가족이 미국 금융기관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하고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등에 중국 대표 참여를 배제하는 법안이 포함됐다.

하원 외교위원회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중국 소셜미디어 틱톡 사용을 전국적으로 금지할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심의했다. 또 중국 스파이 풍선 사태에 중국이 책임지도록 하는 법안도 외교위원회에 상정됐다. 하원 과학우주기술위원회도 이날 청문회를 열어 중국과의 경쟁이 미국 연구개발(R&D)에 미친 영향 등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