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차기 책임자, 왕양·후춘화 2파전 압축”

강우찬
2022년 09월 19일 오전 10:03 업데이트: 2022년 09월 19일 오전 10:33

중국 경제를 책임지는 리커창(67) 국무원 총리가 이번 임기를 끝으로 총리직 퇴임 의사를 밝힌 가운데, 후임 인선에 왕양(67)과 후춘화(59)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양은 중국의 국정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고, 후춘화는 국무원 부총리다. 중국 공산당은 10월 16일 개막하는 당대회에서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3연임을 확정 짓고 주요 인사를 단행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의 권력구조가 시진핑 단독 체제로 굳어지면서 리커창 총리의 역할과 권한이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차기 총리직 역시 줄어든 권한 내에서 활동에 제약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리커창 총리는 시진핑 총서기와 동시에 임명됐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권한을 유지했으나, 후임 총리의 권한은 더 약해져 누가 총리에 취임하든 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리커창 총리는 명문 베이징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최근 중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자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을 주축으로 하는 온건한 경제정책 방향성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반면, 시진핑 총서기는 마오쩌둥 시절의 권력 독점을 추진하면서 사회주의 계획경제로의 회귀를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중국 권력서열 1인자와 2인자 사이의 노선 투쟁이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노선 투쟁의 승자는 이미 예고된 상황이다. 리커창을 주축으로 한 경제 분야 고위관리들이 줄줄이 정년제한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와 미중 무역전쟁이 발생했을 때, 중국 대표단 단장으로 무역협상을 이끈 류허(70) 경제금융 담당 부총리, 궈수칭(66)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장관급)은 내년 3월 임기 종료와 함께 퇴임한다.

소식통들은 새로 취임하는 경제 분야 고위관리들은 시진핑에게 충성을 맹세한 인물들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현 경제팀과 비교해 독립성은 물론 국제적 경험, 학술적 성과 방면에도 모두 뒤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리커창 총리의 후임으로는 왕양과 후춘화 외에 천민얼 충칭시 당위원회 서기와 리창 상하이시 당위원회 서기가 포함돼 있다. 두 사람은 모두 시진핑의 측근세력인 ‘즈장신쥔(之江新軍)’으로 분류된다.

한편, 류허 경제부총리 후임으로는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이 유력 후보로 전해졌다. 허리펑 역시 시진핑이 두터운 신뢰를 보내는 측근 중 한 명이다.

올해 10월 윤곽이 드러나 내년 정식 출범하게 될 중국의 새 경제정책팀은 금융 시스템을 위협하는 부동산 위기,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타격 등 어려운 경제적 과제에 직면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