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침공시 대만 방어 명확히”…美서 ‘전략적 모호성’ 변경 논의 치열

장민순
2021년 05월 7일 오후 3:58 업데이트: 2021년 05월 7일 오후 4:36

미국이 대만에 대해 유지해온 ‘전략성 모호성’ 전략을 수정하려는 것에 대해 백악관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대만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 철회를 반대하며 현 상황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캠벨 조정관은 4일 파이낸셜 타임즈가 주최한 좌담회에 참석해 “미중 양국이 대만과 관련해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이같이 촉구했다.

캠벨은 공산주의 중국의 무력 침공 움직임에 대해 미국이 대만을 보호할 것이란 점을 명확히 하는 ‘전략적 명확성’ 전략으로 변경하면 위험이 따른다며 반대했다.

그는 “이러한 방식에는 ‘중대한 폐단’이 존재한다”면서도 “대만 형세에 대한 우려는 적절하며, 대만은 자주적인 민주 섬나라지만 중국의 지속적으로 고조되는 군사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캠벨 “미중의 대만 충돌, 국지적으로 끝나지 않을 것”

미국은 대만에 자위적 조치를 제공해야 할 것을 명시하고 있지만, 미국은 오랜 시간동안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이는 만약 중국이 대만에 무력 침공을 감행하더라도, 미국이 대만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이 명확하지 않다는 의미다.

캠벨은 “미중이 대만문제로 충돌할 경우 국지적 충돌 정도로 끝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파국이 급격히 확대돼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세계 경제를 근본적으로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홍콩에 무력 진압 조치를 취한 후 ‘(국제사회로부터)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면서 중국이 대만에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잘못된 결론을 도출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최고의 방법은 중국에 외교 및 미국 국방의 종합된 신호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캠벨은 “수개월 내, 중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외교 접촉’과 기후변화와 이란 문제에 관한 접촉을 보여줄 것을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어 “미중 군사 간의 단기 및 장기적인 위험은 ‘사고와 소홀’에서 발생한다”며 “중요한 것은 양측이 신뢰를 구축하고 위기 상황시의 교류를 확보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캠벨은 “이러한 예방 조치는 냉전시기의 검사 및 보장 조치와 유사하지만 중국은 이러한 조치를 사용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미중 간에는 핫라인이 존재하고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는 핫라인을 몇 차례 사용한 적 있다. 하지만 (전화) 벨소리는 빈 사무실에서 몇 시간 동안 울렸다”고 밝혔다.

같은 날, 캠벨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최고경영자 회담에서 대만 관련 문제에 대해 “바이든 정부는 현재 대만 정부와 더욱 직접적인 접촉을 하고 있으며, 대만 방어에 대해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는 대만과의 협력을 강화했고, 중국은 대만을 하나의 분열된 성으로 보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대만 정부가 완전한 독립의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대만의 현상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임 관료들 “전략성 명확성이 대만 문제 해법”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신중하게 행동하지 않고, 홍콩 및 남중국해 확장 행위를 지속한다면, 미국은 ‘전략의 모호성’을 끝내고 군사를 동원해 대만을 보호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4월 아미티지와 크리스 더드 전 미 상원의원,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함께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난 바 있다. 이 만남은 캠벨 조정관의 아이디어로 전해졌다.

한편,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부 안보보좌관 및 중국 담당 차관보를 지낸 요셉 보스코는 지난 4일 의회전문 매체 더힐 기고문에서 “중국은 ‘대만 독립은 곧 전쟁’이라고 경고했는데, 우리는 ‘전쟁은 곧 독립’이라고 응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스코 전 안보보좌관은 “바이든 정부가 먼저 레드라인을 설정하고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면 대만의 독립을 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