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군, 홍콩 시위현장 ‘청소작전’…군 투입 가능성 경고?

차이나뉴스팀
2019년 11월 21일 오전 9:07 업데이트: 2021년 05월 16일 오후 12:00

홍콩에 주둔하고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막사에서 나와 시위로 어지럽혀진 거리 청소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의 폭력을 저지하고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고 발언한 지 이틀 만에 이뤄진 조치인 데다 병사 중에는 중국 최정예 대테러 부대인 ‘쉐펑(雪楓)여단’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중국 정부가 언제든 홍콩 시위현장에 중공군을 투입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홍콩 카우룽통(九龍塘) 막사에서 군인 50여 명이 빗자루를 들고나와 벽돌과 철근 등 시위대가 설치한 장애물을 치우고 어지럽혀진 도로를 쓰는 등 약 40분가량 거리를 청소하고 부대로 돌아갔다.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이 거리로 나온 것은 지난 6월 홍콩에서 시위가 시작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돌려받은 뒤 현지에 인민해방군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병영 밖으로 나와 거리로 나서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지난해 태풍 ‘망쿳’ 피해 복구를 위해 처음으로 400여 명의 병사가 대민(對民) 지원 활동에 나선 바 있다.

거리 청소에 나선 병사들은 ‘특전8련(特戰八連)’ ‘쉐펑(雪楓)특전여단’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민소매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현장에 투입된 병력에 중국 최정예 대테러 부대인 ‘쉐펑여단(雪風團)’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난 18일 보도했다.

중국 바이두 백과에 따르면, ‘특전8련’은 인민해방군 서부 전구(戰區)의 대테러 특수부대인 ‘천랑돌격대(天狼突擊隊)’ 소속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창설된 쉐펑여단이 특전8연의 전신이다. 쉐펑여단이 쉐펑 특전 대대로 재건됐다가 다시 특전여단으로 확장돼 현재 신장 지역에서 ‘임무 수행’을 담당하고 있다.

‘쉐펑특전여단’은 2000년 특전8련을 바탕으로 최초의 대테러 부대를 창설하고, ‘천랑돌격대’라고 명명했다. 중국 내 최강의 대테러 부대로 알려진 쉐펑 특전여단은 최루가스가 가득한 실내에서 방독면도 없이 물건 찾기 연습을 하는 등 극한 훈련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CNN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인민해방군의 지원을 요청한 적이 없으며 이들이 거리를 청소한 것은 “순수하고 자발적인 지역사회 봉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중국 정부가 언제든 홍콩 시위 현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홍콩 정부의 사전 동의 없이 인민해방군 투입이 가능하다는 선례를 남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홍콩 내 야당 의원 24명은 지난 16일 성명을 내고 “인민해방군 투입은 홍콩 기본법 위반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홍콩 민간기자회는 “오늘은 벽돌을 치우고, 내일은 대학살을 감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거리로 나서는 행위는 의심할 여지없이 홍콩 기본법 제14조 및 주군법(駐軍法) 제9조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는 홍콩 자치권에 함부로 관여하는 것으로 ‘일국양제’를 무시하는 처사이며 중국 공산당이 홍콩의 자치권을 잠식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