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산업 파고드는 ‘블록체인’…’조용한 혁명’ 진행 중

제임스 고리(James Gorrie)
2019년 01월 21일 오전 11:19 업데이트: 2023년 08월 26일 오후 9:51

블록체인 기술이 세계 경제 주요 부문의 사고방식과 프로세스를 변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진 암호화폐의 완전한 몰락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기술은 세계 경제 주요 부문에 통합되는 유의미한 진보를 거듭하고 있다.

분산원장기술(DLT)로도 알려진 블록체인을 실패한 기술이나 일시적인 유행, 심지어 사기로 보는 이들도 있으나, 이 기술 혁신은 인터넷과 맥을 같이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암호화폐와의 연좌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의 몰락이 블록체인의 명성에 누가 되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숨 막히는 혁신과 더불어 1세대 블록체인 기술에는 사실 심각한 결함이 있다. 대기업 및 단체의 장기적 수요를 다룰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1세대 블록체인은 유연성과 확장성이 결여돼 거래자 간 합의 과정의 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문제가 있었다. 게다가 무허가, 그리고 개방형이라는 특징 때문에 개인 정보 유출의 문제도 무시할 수 없었다.

다행인 것은 블록체인이 상당히 개선됐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다양한 적용 및 조정 사례, 그리고 2세대 발전이라는 성공적인 과정을 거치면서 확장성, 유연성, 빠른 합의 허가 속도, 보다 강화된 데이터 전송 보안, 그리고 시스템 완전성과 개인 정보 보호 기능까지 추가됐다.

난제는 곳곳에 널려 있어

하지만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수많은 트렌드처럼, 블록체인이 광범위하게 채택 사용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짧지 않을뿐더러 그 길이 순조롭지도 않다. 가장 효과적인 채택 절차 규명, 국내외 프로토콜 표준화, 인프라 조정, 산업 전반에 걸친 응답 및 기타 실질적인 적용 수요와 같은 장애물이 남아있다.

하지만 개별 기관 수준에서 블록체인의 가치를 알아본 이들은 숱한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술을 이미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사이버보안 산업의 부상은 블록체인 인기 부상의 본보기로 볼 수 있다. 헤쳐가야 할 수많은 난제와 앞으로 소요될 시간에도 불구하고 온갖 유형과 규모의 단체들이 내부 필수요건을 위해 사이버보안 기술을 수용했다. 더구나 이 사이버보안 시장은 계속 성장 중이기도 하다. 사이버보안 시장의 규모는 2021년 1조 달러(한화 약 112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찬가지로 블록체인이 사이버보안 기술을 뒤 이을 것이라는 전망, 심지어 사이버보안 산업의 급속한 성장을 능가할 것이라는 합리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IT 분야 리서치 기업 ‘가트너(Gartner)’는 앞으로 블록체인 시장 규모가 3조 달러(한화 약 3360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인공지능부터 상품 추적까지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는 이의 수가 증가하는 것을 고려하면 3조 달러 달성은 2030년 이전에 가능할 수도 있다.

사실 분산원장기술의 시대가 도래해 그 규모가 확장되고 있음을 가장 명확히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주요 기업들이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상당수 대기업 및 중견기업이 블록체인 개발, 적용, 서비스 부문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IBM과 같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업부터 대표적 국제 회계 법인 언스트앤영(Ernst & Young), 최고 금융기관들, 산업을 주도하는 IT 컨설팅 업체 코그니전트(Cognizant) 등이 있다.

블록체인의 얼리어답터, 의료 산업

의료인들은 블록체인의 전례 없는 비용 절감, 효율성, 정확성, 보안성, 유연성, 확장성이라는 장점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블록체인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솔브닷케어(Solve.Care) 대표 프라딥 고엘은 “이것은 의료산업에 블록체인이 언제 투입될지의 문제가 아니다. 이 기술은 이미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략) 제대로 된 틀만 갖추게 된다면 이용 사례가 급증할 것이고, 이게 바로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전 미국 상원 원내대표이자 전직 흉부외과 의사인 빌 프리스트는 2018년 11월 13일 잡지 포브스에 체인지 헬스케어(Change Healthcare)와 TIBCO 소프트웨어(TIBCO Software)가 의료계 최초의 스마트 계약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글을 기고했다. 이들은 체인지 헬스케어의 인텔리전트 헬스케어 네트워크 블록체인 기술과 TIBCO의 스마트 계약 개발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도브테일(Project Dovetail)을 사용할 예정이다.

의료 산업에서의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의료 서비스 제공자뿐만 아니라 환자도 해당 기술의 수혜자가 된다는 점은 자명하다. 블록체인 스마트 계약이 의료계에서 시행되면 비용은 절감되고, 환자와 환자 병원 기록 추적의 정확성이 제고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보다 환자 중심적인 의료 서비스가 가능해져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방산 업체의 블록체인 채택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장점들은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이 미국 최초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방위산업체가 될 수 있게 만든 요인이기도 하다. 블록체인 전문업체 가드타임 페더럴(Guardtime Federal)과 제휴한 록히드마틴은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전 세계 끈질긴 사이버 위협 환경에서 생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새로운 능력을 처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데이터 기록 및 전달과 관련해 독보적인 블록체인의 보안성, 속도, 그리고 정확성은 세계 주요 강대국 사이에서도 널리 인정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현재 미국, 러시아, 중국의 방위업체들은 블록체인 기술에 투자 및 테스팅하고 있으며, 해당 기술을 자국의 군사 시설 및 작전의 다양한 부문에 통합시키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방위시스템 내 완전 적용의 문제는 ‘만약’이 아닌 ‘언제’의 문제가 됐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한 새로운 블록체인

특정 목적을 감안해 만들어진 2세대 블록체인 기술은(발전된 블록체인 기술의 종류는 다양하다) 금융 부문에서 그 수용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하이퍼레저 패브릭(Hyperledger Fabric)이라는 리눅스 재단의 블록체인이 그 예다. IBM 등의 기업이 협업해 만든 블록체인으로 경제 생태계에 존재하는 복잡성과 혼잡성을 모두 수용할 수 있게 특별히 고안됐다.

하이퍼레저 패브릭은 피어 노드라고 부르는 회원 및 동료 기업으로 구성된 커뮤니티 레저라는 점에서 1세대 블록체인과 차이가 있다. 동료란 신뢰성을 기반으로 한다. 하이퍼레저 패브릭은 블록체인이 상당히 의존하면서도 인증 속도를 크게 저해하는 시간 소모가 큰 합의 단계의 필요성을 제거한다.

그뿐만 아니라 피어 노드는 상당한 탄력성과 확장성을 지닌 모듈식 아키텍처에 기반한다. 이 변화무쌍한 특징 덕분에 참여자는 기업이 요구할 수도 있는 기밀성, 회복성, 유연성, 확장성과 같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최신 버전의 블록체인 기술은 유능하고 고도로 기능하는 국제 금융 시스템에 필요한 신속한 교환 기능이 핵심인 주요 금융 거래를 가능하게 하고, 이를 가속화할뿐만 아니라 모든 절차를 안전하게 보호한다. 또한 국경과 경제수역을 넘나드는 지적재산권 보호도 가능해진다.

블록체인 도입 원하는 세계은행들

전 세계 금융 기업과 은행이 블록체인 기술을 채택해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해보면 유럽 은행들이 하이퍼레저 패브릭에 구축된 새로운 결제 및 거래 플랫폼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 놀라운 이야기는 아니다. 이는 유럽 은행에 국한되지 않는다. 아시아(태국)부터 오세아니아의 은행들은 차세대 계약 및 국제 거래 플랫폼을 위해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테스팅하고 있다.

기존 시스템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시스템으로의 이행은 많은 경우 즉각적이라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이행이 많아질수록 블록체인 채택에 가속도가 붙기 마련이며, 이에 발맞추지 못한 이들은 ‘적응하거나 소멸하는’ 양자택일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전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종류, 업계, 규모를 망라하는 모든 기업과 기관들은 디지털 전환이라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 바 있기 때문이다.

악의적 붕괴 보호

미국의 금융 시스템과 군사력에 도전하는 중국, 러시아, 그리고 다른 여러 적국과 대치하는 상황 등 현재 미국의 세계 질서를 향한 지속적이고 심화하는 혼란을 고려하면, 하이퍼레저 패브릭이든 다른 고급 블록체인 플랫폼이든 발전된 블록체인 기술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것 없다. 데이터 보안 및 정확성 유지는 미국의 사회적 인프라 시스템을 보호하고, 운용을 간소화하며,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핵심이 되는 일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블록체인 혁명이 빨리 일어날수록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보안성, 업무중단 가능성, 그 밖의 여러 요인과 관련된 이유로 블록체인 기술을 채택하고 있는 기업과 기관 모두가 심도 있는 논의에 적극적인 것은 아니다.

회의적인 시각을 견지하는 이들은 분산원장기술을 전 세계적으로 채택해 사용하는 것이 그것을 입증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러한 근시안적 관점이 우리에게 환기하는 것은 인터넷 혁명과 그 점진적인 발전에 퍼부어지던 비난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무시나 비관주의 그 무엇도 현재 전 세계 정부 및 기관이 블록체인 테스트 및 사용과 관련한 다양한 단계에 진입해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블록체인은 데이터와 IP 보안 능력, 국제 거래에서 발생하는 마찰 감소, 고도로 복잡한 소통 시스템의 조율, 그 밖에 여러 부문에서 이를 필적할 만한 상대가 없을 정도로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블록체인 혁명은 허구가 아닌 현실이며 변화무쌍하다. 블록체인을 비판하던 이들이 과거를 돌이켜본다면 블록체인의 변화가 얼마나 급속도로 전개됐었는지, 그리고 자신이 그 사실을 어떻게 모를 수 있었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필자 제임스 고리는 텍사스 출신 작가로 ‘차이나 크라이시스’의 저자다.

본 기사는 필자의 개인적 의견일 뿐 에포크타임스와의 관점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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