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한 커피가 1시간 만에 나왔는데 모든 손님이 이해해주셨어요”

김연진
2020년 09월 25일 오전 9:5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43

대학교 근처 카페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A씨는 자신이 겪은 놀라운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그날, 주문한 커피가 1시간 만에 나올 만큼 바쁘고 정신없었다. 그런데 단 한 명도 컴플레인을 걸지 않았다. 모든 손님이 이해해주셨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커피가 1시간 만에 제조됐을까.

당시 긴박한 상황을 A씨를 통해 들어보자.

그는 대학교 방학 시즌에 카페로 출근했다. 방학이었기 때문에 학생들도 없을 것이고, 게다가 오전 9시부터 근무하기 때문에 더더욱 손님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그런데 카페 근처 지하철역부터 쎄한 기운이 맴돌았다. 지하철에서 내려서 출구로 나가는 길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영문도 모른 채 “무슨 일이지? 사고라도 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사고가 A씨의 카페에서 벌어졌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A씨가 근무하는 카페 앞에 사람들이 좀비처럼 우글거리며 모여 있었다. 당시 시각은 오전 8시. 오픈까지 1시간이나 남았는데도 카페 안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A씨가 카페로 들어가기 위해 인파를 헤치며 다가가자, 주변에 몰려 있던 사람들이 모두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웅성웅성)”커피 됩니까? 지금 커피 돼요? 들어갈 수 있어요?”(웅성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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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란 A씨는 “아직 오픈 시간이 아니라서…”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날씨도 추운데 제발 안에서 기다리게 해줘요”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어쩔 수 없이 카페 내부로 손님들이 들어오게 됐고, 바쁘게 영업 준비를 하는 A씨를 모두가 빤히 바라보는 상황이 연출됐다.

그리고 대망의 오전 9시. 오픈 시간이다. 9시가 되자마자 사람들이 계산대 앞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각종 음료와 빵, 샌드위치 등이 미친 듯이 팔리기 시작했다.

일하는 사람은 A씨와 다른 알바생, 단 2명. 모든 주문을 소화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주문이 한참 밀리자 A씨는 “손님, 지금 주문하시면 한참 기다리셔야 돼요”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러자 손님들은 “어차피 지금 할 일은 ‘기다리는 일’이다. 괜찮다”고 말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알고 보니, 그날은 근처 대학교에서 논술 시험이 치러지는 날이었다. A씨의 카페로 들이닥친 손님들의 정체는 바로 학부모였다.

논술 시험을 치르는 동안 학부모들이 기다릴 수 있는 장소는 A씨가 근무하는 카페뿐이었다. 그날따라 주변의 모든 가게가 문을 닫았다.

“어쩐지…”. A씨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며 기계처럼 음료를 제작했다.

A씨가 너무 힘들어 보이자 손님들은 하나, 둘 응원하기 시작했다.

“그냥 음료 아무거나 먹을 게요. 힘내요”

“우리 첫째 때보다 사람이 더 많네…(?)”

“고생하신다. 우리 때문에 바쁠 텐데, 편하게 기다릴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한 손님은 영수증을 보여주면서 “주문한 지 한 시간 만에 커피가 나왔다. 그래도 괜찮다. 정말 고생하는 것 같다. 힘내라”고 말했다.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 오후 1시가 됐다. 논술 시험이 끝났는지 북적이던 카페는 텅 비었다. 그제야 A씨는 의자에 앉아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는 “본사에서 전화가 왔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더라. 오픈 이래 최고 매출을 찍었다고…”라며 후기를 전했다.

이어 “그 다음 주에도 대학교 논술 시험이 한 번 더 있었는데, 그때는 스케줄을 미리 확인하고 대비했다. 완벽하게 모든 주문을 소화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날 커피를 1시간씩 기다려주신 손님분들, 그런데도 불평 한 마디 하지 않으셨던 분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