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한데 누구?” 사회생할에서는 ‘치명적인 단점’이라는 ‘안면인식’ 장애

이서현
2020년 01월 22일 오후 1:21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25

사회생활을 할 때 인사만 잘해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말이 있다.

저 멀리서도 나를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해주는 사람이라면 없던 정도 생길 터.

그런데 인사를 하지 않아 본의 아니게 오해를 받는 이들이 종종 있다.

사람의 얼굴을 잘 구별하고 기억하지 못하는 안면인식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다.

KBS2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

지난 20일 방송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한 배우 서현철도 이 증상이 있음을 고백했다.

서현철은 “배우 김수현과 ‘해를 품은 달’ 촬영을 했는데 그 친구를 못 알아봤다”고 털어놨다.

김수현이 드라마 주인공임에도 못 알아볼 정도였다는 것.

KBS2 예능 ‘해피 투게더’

배우 오정세도 과거 한 예능에 출연해 “아들의 사진조차 알아보지 못한 적도 있다”라며 ‘안면인식 장애’가 있음을 고백했다.

그는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하며 “아직도 안면인식 장애를 고치지 못했다”라며 “사진까지 찍어가며 노력해도 변함이 없다”라고 털어놨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유난히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은 안면실인증으로도 부른다.

SBS 드라마 ‘초면에 사랑합니다’

일반인들은 한두 번 본 사람의 얼굴을 헷갈린다.

실인증이 있는 사람은 매일 보는 친숙한 얼굴도 처음 보는 사람처럼 인식한다.

심하면 가족의 얼굴은 물론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보고 놀라는 이도 있다.

장소나 사물에 대한 인식 장애가 동반되기도 하지만 유독 얼굴만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얼굴을 인식하고 기억하는 것은 다른 기억능력과 별도로 처리되며 유전자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전 세계 인구의 약 2%, 100명 중 2명꼴로 실인증을 겪는다니 생각보다 흔한 증상이다.

JTBC 드라마 ‘뷰티 인사이드

실인증을 겪는 이들은 아는 사람을 무심히 지나쳐 오해를 많이 산다.

혹은, 누군지 기억나지 않는 사람과 마음 졸이며 대화를 이어나가야 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실인증을 겪는 이들은 “길거리에서 누가 아는 척을 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남편이더라” “동료 얼굴이 갑자기 달걀처럼 떠오르기도 한다” “이것 때문에 인간관계 다망함”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안타깝지만 아직 이렇다 할 치료 방법은 없다.

이들은 대안으로 머리카락이나 안경 등 다른 특징을 활용해 사람을 구별하려 노력한다.

자연스럽게 사람을 많이 대하는 직업도 피하게 된다고.

단,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만큼 증상이 심하다면 꼭 병원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