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에서 받은 ‘장학금’을 다시 ‘장학금’으로 기부한 74세 만학도의 선행

이현주
2021년 02월 20일 오전 10:05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18

70대 어르신이 최근 5년간 중·고교 검정고시 합격에 이어 대학까지 졸업해 화제다.

18일 계명대 졸업식에서 신현문(74) 씨는 받은 장학금 100만원을 지역 인재 양성에 써달라며 경북 칠곡군에 전달했다.

칠곡군 제공

지난 2016년 2월 69세였던 신씨는 고향 칠곡의 한 고시원에 들어갔다.

준비물은 검정고시 교재와 필기구, 옷가지가 전부였다.

그는 7개월 동안 고시원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중·고교 검정고시를 통과했다.

이후 대학 수능시험에도 도전해 이듬해 계명대 역사학과에 입학했다.

기사 내용을 돕기 위한 사진/영화 ‘시인 할매’

신씨가 만학의 꿈을 키운 동기는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란 어린 시절에서 출발한다.

그는 빈농 집안 장남으로 태어나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부모님 농사일을 도왔다.

30대에 농촌 생활을 청산하고 대도시에서 사업에 도전해 성공과 실패를 번갈아 겪었다.

그러다 60대에 상가 임대사업으로 매월 고정수입이 생기자 그동안 못한 공부에 열정을 쏟기로 했다.

칠곡군 제공

신씨는 대학 초기에 손주뻘인 동기들과 친해지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고 한다.

신씨는 동기들에게 밥을 사주면서 자연스럽게 친근해졌다.

그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말 잘 통하고, 밥 잘 사주는 착한 형·오빠로 불렸다고 한다.

칠곡군 제공

졸업식에서 학생들은 “형 졸업 축하해요”라고 인사를 건네며 신씨 손을 맞잡기도 했다.

평점 4.5점 만점에 3.8점의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그는 올해 계명대 일반대학원 역사학과에 진학한다.

신씨는 “동기들이 도와준 덕분에 좋은 성적을 받았다”며 “마지막 숨을 다하는 순간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