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 선서

한동훈
2021년 01월 21일 오전 4:46 업데이트: 2021년 01월 21일 오후 12:31

조 바이든(78) 대통령 당선자가 20일(현지시각) 미국 제46대 대통령으로 취임 선서를 했다.

미 연방 대법원장인 존 로버츠가 주관한 가운데 이뤄진 이날 취임 선서는 지난 6일 발생한 미 국회의사당 습격 사건으로 촉발된 보안 우려로 인해 인근이 거의 텅 빈 상태로 진행됐다.

취임 선서에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버락 오바마, 조지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참석했다. 전임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는 불참했다.

바이든은 대통령 취임 선서 후 “위험하면서도 중대한 가능성을 품은 이번 겨울에 해야 할 많은 일들, 복구하고 치유하고 건설해야 할 많은 것들을 위해, 속도감과 긴박감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중공) 바이러스(신종코로나) 팬데믹에 대해 언급한 뒤 인종차별, 기후 문제, 국내 테러, 백인우월주의 등 국정 우선순위를 차례대로 말하면서 통합을 촉구했다.

그는 “내 모든 영혼을 다해 국민을 단결시키고, 국가를 통합하겠다. 모든 미국인에게 이 활동에 참여해 줄 것을 당부한다”며 “함께 손잡고 우리가 직면한 분노, 원망, 증오, 극단주의, 무법, 폭력, 질병, 실업 그리고 절망이라는 적과 싸우자. 통합하면 위대한 일,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취임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적 유산을 상당 부분 되돌리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취임 첫날 오후 국경장벽 건설을 중단하고, 탈퇴했던 파리 기후협정에 재가입하고, 테러 방지를 위해 내렸던 여행 금지령을 취소하는 등 20여 건 이상의 행정명령에 한꺼번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날 오전 트럼프는 퇴임 후 머물 곳으로 밝힌 플로리다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메릴랜즈주의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고별사를 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부인 질 바이든과 함께 이날 오전 11시 20분경 국회의사당 앞 계단에 섰고, 공화당 에이미 클로버샤, 민주당 로이 블런트 상원의원이 개막 연설을 한 뒤 취임 선서를 했다.

민주당 소속인 바이든의 취임식은 미국인 40만 명 이상이 바이러스 감염으로 목숨을 잃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 속에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고 좌석은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라 배치됐다.

민주당은 최소한 바이든의 임기 첫 2년 동안 상하 양원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강력한 정당이 됐다.

바이든은 민주당의 의회 장악력을 통해 좌파 정책에 무게중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의회에 통과를 요청한 첫 번째 법안인 중공 바이러스 구제 법안에는 미국 내 대표적 사회주의자인 버니 샌더스 의원이 오랫동안 추진해온 최저임금 15달러 안이 포함됐다.

바이든은 또 취임식에 앞서 수백만 명의 불법체류자들에게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의 이민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한편, 카멀라 해리스는 바이든 바로 직전에 취임 선서를 했다. 국회의사당이 위치한 공원 지역인 내셔널 몰에 마련된 객석에는 참석자 대신 수천 개의 미국 국기가 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