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 중 바다에 빠진 아내, 남편은 아내의 손을 놓지 않았다

황효정
2019년 10월 30일 오전 10:00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58

문어 통발 조업을 하다 실수로 바다에 빠진 아내를 70대 남편이 한 손으로 붙잡아 버텨 구해냈다.

지난 27일 완도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9분께 전남 해남군 송지면 갈산항 인근 앞바다에서 문에 통발 조업 중이던 A(75) 씨가 발을 헛디뎌 바다에 빠졌다.

A씨의 남편 B(74) 씨는 황급히 어선 엔진을 끈 후 한 손으로 A씨를 붙잡아 바다에 떠내려가는 것을 막았다.

곧바로 A씨를 건지려 했지만, A씨가 입고 있던 조업용 멜빵 우의에 물이 들어가면서 무게가 상당했고 70대 노인이 한 손으로 이를 끌어올리기는 역부족이었다.

B씨는 이후 아내를 끌어올리지도, 그렇다고 아내의 손을 놓지도 못하고 망망대해에서 그 상태로 5분여를 버텼다. 하지만 B씨의 손에서는 점점 힘이 빠지고 있었다.

완도해양경찰서 제공

때마침 해상 순찰을 하던 해경이 바다 한가운데 엔진을 끄고 멈춰선 어선을 발견, 접근했다.

A씨는 다른 한 손을 흔들며 고함을 치고 구조를 요청했다.

구조 시도를 위해 신속히 투입된 해경은 A씨의 멜빵 우의가 상당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해경이 추가로 합류해 남성 총 세 명이 합심해서야 가까스로 A씨를 구조할 수 있었다.

완도 해경 관계자는 “70대 노인이 물에 빠진 익수자를 구조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그래도 손을 잡고 잘 버텨주신 덕분에 마침 순찰 중인 연안구조정이 익수자를 구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해경은 해당 어선을 안전하게 인도했으며 A씨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A씨 건강에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