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가 직접 채점했다” 실제 조선 시대 과거 시험 장원급제자 답안지 수준

황효정
2020년 10월 27일 오전 11:14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18

오늘날 공시, 고시라고 할 수 있는 조선 시대 과거 시험에 합격하려면 이 정도는 답지에 써내야 했다.

최근 호남문화원은 조선 제22대 임금 정조(1752~1800)가 재위 기간인 1798년 인재를 특별 등용하기 위해 친필로 직접 작성한 과거시험 문제(어제책문·御題策問)를 공개했다.

가로 55m(그 미터가 맞다), 세로 60cm 규모의 대형 두루마리 종이에는 ‘호남 지역의 모든 적폐를 청산해 새로운 발전을 기할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하라’는 문제 내용이 담겼다.

정조는 문서를 통해 호남의 7가지 문제점과 해결 방안 등을 언급했다.

정조가 직접 작성한 과거 시험 문제 / 연합뉴스
정조가 직접 채점한 과거시험 답안지 / 연합뉴스

당시 정조는 시험에 응시한 유생들의 답안지 총 149장을 제출받아 직접 성적을 채점했다.

이 가운데 장원 급제를 한 임흥원 등 유생들의 과거 시험 답안지 8장은 그대로 보존, 이날 정조가 쓴 과거시험 문제지와 함께 공개됐다.

장원 급제한 임흥원의 답안지는 가로 88cm, 세로 1m 64cm이며 문제로 출제된 ‘호남의 7가지 폐단과 해결책’에 대한 생각이 작성돼 있었다.

답안지에는 빨간색 점이 찍혀 있었는데, 이는 채점을 직접 한 정조가 문장력과 논리력에 감탄하며 표시한 흔적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