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으로 소모된 정기국회 첫 대정부질문

2021년 09월 13일 오후 6:30 업데이트: 2021년 09월 13일 오후 9:29

여야, 윤석열 전 검찰총장 ‘고발 사주’ 사건 놓고 격돌
배진교 원내대표 “양당, 기득권 위해서는 한 몸…민생 앞에서 대립”

국회는 13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정기국회 첫 대정부질문을 시작했지만, 여야는 민생 현안보다 소모적인 정치 공방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날 본회의는 당초 예정보다 10분 늦게 개의한 데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사직 건 처리에 30분가량이 소요됐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윤희숙 의원의 사직안을 상정해 윤 의원의 신상 발언 후 표결에 부쳤다. 사직안은 총투표수 223표 중 찬성 188표, 반대 23표, 기권 12표로 가결됐다.

앞서 윤 의원은 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를 통해 부친의 세종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난달 25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고 국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는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서로 손가락질하지만 거울 보고 욕하는 꼴“이라며 “기득권을 위해서는 한 몸이고 민생 앞에서 대립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힘없는 서민들이 해고, 폐업, 파산의 문턱으로 가며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순간에도 양당은 재난지원금 20만원씩 100%냐 25만원씩 88%냐로 온종일 논쟁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양당 중 어느 정당에서 대통령이 나와도 여당은 야당 탓, 야당은 여당 탓하며 정치보복, 내로남불이라는 한국정치의 유구한 전통을 반복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며 “자신의 생존과 반대세력 몰아내기가 집권의 목표가 돼버린 기득권 양당은 결코 위기를 극복하고 시대를 바꿀 수 없다”고 질타했다.

본격적 질의에 돌입해서도 여야는 민생 관련 현안에 관한 논의보다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고발 사주’ 사건을 놓고 격돌했다.

첫 질문자로 나선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이번 고발 사주 사건의 몸통으로 의심받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제보자의 전력을 들먹이며 겁박하더니 이제는 허무맹랑한 국정원장 개입설을 퍼뜨리며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윤석열 전 총장과 국민의힘의 잘못된 패밀리즘이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면서 “철저한 진상규명과 응당한 처벌로 최순실 사태에 이은 검당 유착, 국기문란 사건을 막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뒤이어 연단에 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김부겸 총리에게 “이른바 고발 사주 사건의 실체가 밝혀졌다”며 “윤석열에 의한 고발사주가 아니라 박지원 국정원장이 주도한 대선개입, 불법정치공작 사건”이라고 민주당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한편, 국회는 14일 외교·통일·안보 분야, 15일 경제 분야, 16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등 나흘간 대정부질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 취재본부 이윤정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