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CIA 요원, 미 민주당 탈당 “탄핵으로 혐오 퍼뜨려”

이은주
2021년 02월 12일 오전 11:30 업데이트: 2021년 02월 12일 오후 1:02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직 요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을 지켜보면서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민주당이 “정치적 분열만 악화시키는 구실을 한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전 CIA 작전요원인 브라이언 딘 라이트는 10일(현지시각) 미 온라인 매체 데일리 콜러에 보낸 기고문 ‘나는 민주당원이다. 그러나 이제는 탈당해야 할 때’에서 이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라이트는 “나와 같은 민주당원들은 수년간 우리 정치 지도자들과 운동가들을 점점 더 경계하는 마음으로 지켜봐 왔다”며 “(이들은) 증오·폭력·반미국적 미사여구를 끊임없이 사용했는데 이는 수십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했고 폭력적인 국가 운동을 낳았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 발생한 정치적 폭력과 파괴 행위에 민주당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근대 좌파는 극심한 정치적 분열과 폭력, 파괴와 같은 예측 가능한 결과를 수반하는 ‘조직적 혐오(systemic hatred)’에 물들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그 예로 들었다. 

미 전역에서는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블랙라이브스매터(BLM·흑인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이 일어났다. 시위는 격화된 시위대에 의해 유혈 폭동과 폭력 사태로 비화됐다. 

그는 폭동 당시 뉴욕에서 한 여성이 경찰차 안에 대기 중이던 경찰관 4명을 향해 화염병을 던졌던 사실을 거론, 폭탄이 점화되지 않아 인명 피해가 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시애틀에서 성난 군중들이 경찰서로 몰려가 문을 봉쇄하고 방화를 시도한 점 등을 언급했다. 

그 결과 700명 이상의 연방, 주, 지방 법 집행관들이 부상을 입었고, 전직 흑인 경찰 서장 데이비드 돈이 시위대 총에 맞아 사망하기도 했다고 그는 전했다.

라이트는 “2020년 여름 좌파의 인종 폭동으로 20억 달러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면서 “재산피해와 인명피해, 화재 발생 등에도 민주당 지도부는 비난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민주적인 방식으로 선출된 관리들이 이러한 폭력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또 미 전역에서 시위가 고조되던 때 주류 언론들이 시위대를 두둔하는 발언을 하며 폭력 행위를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의 폭동이 격화되던 당시 NPR은 “약탈 행위는 사회에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고 했고, CNN의 앵커 크리스 쿠오모는 “시위대가 예의 바르고 평화로워야 한다는 법이 어디 있나”고 발언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라이트는 이처럼 폭도와 무정부주의자들의 행위를 부추긴 좌파 성향의 언론과 민주당 지도부가 ‘내란 선동’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탄핵하는 건 “위선적”이라고 비판했다. “탄핵은 단지 정치적 분열을 가중시킬 뿐”이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트럼프가 퇴임 전인 지난달 6일 의회 난입 사태를 조장했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13일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심판이 진행 중에 있다. 

라이트는 “나와 같은 민주당원들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우리는 떠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제 당을 구할 수 없게 된 이상 정치적으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나”고 자문한 뒤 “답은 2020년 선거 출구 조사 데이터에 있다. 우리는 새로운 포퓰리즘 공화당에 합류할 것”이라면서 기고문을 마무리했다. 

* 이 기사는 잭 필립스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