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육군 참모총장, 주대만 대표 내정 철회… ‘6·25전쟁사’ 육사 필수 교과목 폐지 관련

최창근
2022년 11월 18일 오후 1:15 업데이트: 2022년 11월 18일 오후 1:15

주타이베이한국대표부(駐臺北韓國代表部) 대표(대사)로 내정됐던 예비역 4성 장군이 ‘내정 철회’ 됐다.

주타이베이한국대표부는 1992년 한국-대만 단교 후 설치된 주대만 상주공관(Permanent Mission)으로서 실질적인 대사관·총영사관 역할을 수행한다.

‘월간조선’은 11월 16일, ‘육사 ‘6·25전쟁사 필수 폐지’ 육군참모총장, 대만 대사 내정 철회’ 제하 기사에서 김용우 예비역 육군 대장이 주타이베이대표부 대표로 내정됐으나 임명 과정에서 철회됐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육군사관학교 필수 교과목에서 ‘한국전쟁(6·25전쟁)사’ 삭제 파문과 관련 있다고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내정 철회된 김용우 예비역 육군 대장은 육군사관학교 39기 출신으로 2010년 장성(將星) 진급 후 국방부 정책기획차장(준장), 육군 제9보병사단(백마부대) 사단장(소장), 합동참모본부 민군작전부장(소장), 육군 제1군단장(중장),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중장)을 거쳐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7년 8월 대장으로 진급함과 동시에 육군 참모총장에 임명됐다.

2019년 전역 후 국방과학연구소 정책위원, 아주대 국방디지털융합학과 교수 등으로 활동하던 김용우 전 육군 참모총장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캠프에 합류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정부가 대주주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으로도 거론됐다.

김용우 전 육군 참모총장. | 자료사진.

김용우 전 육군 참모총장의 내정 철회 배경에는 지난 10월, 국회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육군사관학교 필수 교과목 중 ▲한국전쟁사(6·25전쟁사) ▲북한학 ▲군사전략 등이 2019년 부터 ‘필수 과목’에서 ‘선택 과목’으로 변경된 문제가 제기된 것이 직·간접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1992년 한국-대만 단교 이후 최고위급 인사가 내정되어 관심을 모았던 주타이베이한국대표부 대표직(職)은 새로운 인선 작업을 거쳐야 한다.

단교 이전 주중화민국(대만) 대사직은 ‘특임공관장’으로서 육·해·공군 예비역 대장이 번갈아 부임하는 것이 ‘관례’로 굳어진 요직이었다. 백범 김구의 차남 김신 전 공군 참모총장, 박정희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장기 재임했던 김계원 전 육군 참모총장 등이 대표 사례이다.

1992년 단교 이듬해인 1993년 일본 오사카(大阪)회담에서 한국-대만 ‘비공식 상주 대표부’ 설치가 합의된 이후 1994년 초대 주타이베이 한국대표로 한철수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육군 대장)이 임명됐다. 한철수 대표는 단교 전인 1988~91년 주대만대사를 지내기도 했다.

이후 주타이베이한국대표부 대표에는 주로 외교부 차관보~국장급 직업 외교관이 임명됐다. 이는 단교 후 소원해진 한국-대만 관계를 방증(傍證)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다 단교 30주년인 올해 주타이베이 대표로 예비역 4성 장군이 임명되어 한국-대만 관계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당사자의 임명 철회로 무산됐다.

‘월간조선’에 의하면 임명 철회된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은 주타이베이 대표 내정 배경에 대하여 “자원한 것인지, 권유받은 것인지는 정부 외교 정책 관련 사안이므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김용우 전 참모총장은 육군사관학교 졸업 후 초급장교 시절인 1985년 한국외대 중국어과에 위탁교육생으로 입학하여 1988년 학사 학위를 취득하여 중국어 구사가 가능하다. 육군 참모총장 재임 시절인 2019년 3월, 중국을 방문하여 쉬치량(許其亮)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공군 상장) 등 중국 군부 고위층을 만나 ‘한중 육군회의’ 재개 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