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수억명 금융정보가 中 공산당에”…미국, 알리페이·위챗페이 제제 검토

한동훈
2020년 10월 9일 오후 5:41 업데이트: 2020년 10월 9일 오후 6:35

전 세계 개인·금융정보 유출 등 안보 우려
“향후 미중 대결 간 주요 이슈로 격상될 것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중국의 전자결제 플랫폼에 제재의 칼날을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 세계 수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이들 기업이 중국 공산당의 전 세계 개인·금융정보 수집 수단으로 악용돼 국가안보를 침해할 우려 때문이다.

최우선 대상은 사상 최대규모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 알리페이 운영사 앤트그룹(구 앤트파이낸셜· Ant Financial)이다.

지난 7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행정부 관료들 사이에서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을 이유로 앤트그룹과 텐센트 홀딩스(위챗페이 운영사) 등 중국 결제 시스템 플랫폼 제재에 관한 토론이 최근 몇주간 활발하게 이뤄졌다.

토론의 골자는 앤트그룹, 텐센트 등 중국의 핀테크 플랫폼이 전 세계 전자 결재를 지배할 경우 중국 공산당이 전 세계 수억 명의 개인, 금융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는 걱정이었다.

블룸버그는 행정부 관리들이 지난달 30일 백악관 상황실에 모여 이 사안을 논의하기도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된 정황은 없다고 전했다.

알리페이 로고 | AFP=연합뉴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중공 바이러스)에 감염되자 고위 관리들 사이에 논의가 진척되지 않았다고 했다.

앤트그룹이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게 되면, 현재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대표적인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인 앤트그룹은 기업가치 2천억달러(약 240조원)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지분 50.5%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사용자 9억명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앤트그룹은 상하이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커촹반과 홍콩 증시 동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앤트그룹이 기업공개를 통해 300억달러(약 34조원)이상의 자금을 조달 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256억달러)를 넘어선 세계 최대규모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앤트그룹에 수십억 달러를 앞다퉈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제재 검토로 앤트그룹이 추진하는 기업공개에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봤다.

앤트그룹이 서비스하는 알리페이는 중국의 대표적인 핀테크(Fin Tech) 서비스다. 단순한 결제 서비스에서부터 대출, 주식, 송금, 자산관리가 포함돼 있으며, 특히 중국에서는 일상생활에 깊게 얽혀 있어 필수적인 앱이 됐다.

중국 전문가 탕징위안은 “앤트그룹은 단순한 스타트업이 아니다”라며 “중국 공산당은 경제 부문에서 앤트그룹을 가장 중요한 기업으로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틱톡, 위챗과는 달리 사용자의 금융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앤트그룹 제재 논의는 미 국무부에서 주도하고 있으며, 클린 네트워크와 연계될 가능성도 보인다.

미국 국무부는 중국 공산당이 중국기업들의 글로벌 확장을 내세워, 전 세계인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틱톡, 위챗 등 중국 앱 사용의 위험성을 알려왔다.

앞서 지난 8월 국무부는 확대된 클린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미국과 우방국 기업들에 중국 5G장비, 해저케이블,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사용 금지를 촉구하며 화웨이,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기업들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