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백악관 안보보좌관 “대만 통일은 중국의 세계지배 첫걸음”

한동훈
2022년 10월 14일 오전 10:51 업데이트: 2022년 10월 14일 오전 10:51

매튜 포틴저 전 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
미국 등 국제사회에 ‘전략적 명확성’ 촉구

오는 16일 열리는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3연임이 확실시되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향후 대만 정책이 주목된다.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매튜 포틴저는 “대만 통일은 중국 공산당이 세계 지배로 향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미국 등 국제사회가 대만 방어에 나설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FA에 따르면, 포틴저는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의 하나인 랜드 연구소가 개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중국 공산당은 장기적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밀어내고 국제 질서를 지배하려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국의 대만 침공을 막으려면 미국 등 자유민주 진영이 “대만의 안보에 관해 보다 명확한 약속을 하고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대만도 주권을 지킬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국의 무력행사를 억제하는 결정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CBS 방송 프로그램 ’60분’ 인터뷰에서 중국이 침공하면 미군을 투입해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미 정부는 오랫동안 중국의 대만 침공과 관련해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명확히 하지 않는 이른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지금까지 대만 방어에 군사적으로 개입하겠다는 공개적인 발언을 네 차례 했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미 CN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국의 대만 방어를 지원하겠느냐는 질문에 “대만 주변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북한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2016년 시행된 안전보장 관련법에 따라 ‘중요영향사태’ 등이 인정되면 자위대가 보급 등 후방지원을 하도록 돼 있지만, 직접적인 관여에 대한 언급은 없다.

다만, 고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대만이 유사(有事·전쟁이나 사변 등 비상사태 발생)시 ‘중요영향사태’ 가 될 것이며, 미군 함정이 공격을 받으면 집단자위권 행사가 가능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동맹에 대한 공격을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반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포틴저는 “전쟁은 우발적인 것이 아니다”라면서 “종종 침략자들이 자신의 힘을 과대평가할 때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현실을 냉철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미국과 동맹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억지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랜드연구소 국제·국방 선임연구원 코르테스 쿠퍼 역시 대만의 지정학적, 전략적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대만이 중국의 군사전략상 대미 방어선인 제1열도선의 중심부에 위치하면서 중요한 국제항로에 맞닿아 있고, 국제사회가 대만의 반도체 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중국 공산당의 권위주의적 지배가 한층 더 커지고 있는 홍콩을 예로 들며 “(미국과 동맹국이) 대만에 관해 전략적 명확성을 채택하는 것이 중국의 난폭한 행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대의 아시아 국제관계 전문가인 마츠다 야스히로 교수는 중국이 대만을 통일하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약속한 안전보장과 방위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미국은 대만을 방어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