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운 감도는 대만해협…中은 군사 도발, 美·英은 항모 3척 훈련

김윤호
2021년 10월 5일 오후 4:22 업데이트: 2021년 10월 5일 오후 5:12

대만해협을 둘러싼 자유진영과 공산주의 중국의 군사적 대립구도가 심화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위협에 맞서 미국, 영국, 일본 등은 해상훈련으로 만반의 태세를 점검했다.

최근 4일간 공산주의 중국이 145대의 군용기를 출동시켜 대만 남서부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며 군사 도발을 감행했다. 4일에는 J-16 전투기와 H-6 폭격기 등 총 56대의 군용기가 비행하며 지난 1일 역대 최대 규모인 35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대만 언론이 다소 호들갑스럽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중국 외교부의 “무력으로라도 대만을 통일하겠다”는 발언과 하루가 멀다하고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는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중공군)의 위협에 대만 국민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 군용기가 대만을 위협하는 사이, 일본 오키나와 인근 해상에서는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 6개국 17개 군함이 참가한 해상훈련이 진행됐다. 미국과 영국은 움직이는 군사기지인 항공모함 총 3척을 출동시켰다.

4일 일본 해상자위대는 “2~3일 오키나와 남서부 해역에서 미국 해군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 칼 빈슨호와 항공모함, 영국 해군 항모 퀸 엘리자베스호와 연합 훈련을 실시했다. 네덜란드, 캐나다, 뉴질랜드 소속 군함도 이번 훈련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이지스 전투 시스템을 갖춘 호위함 키리시마호를 비롯해 3척의 군함을 동원했다. 자위대는 이번 훈련에 대해 “협력을 강화하여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을 겨냥한 훈련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다.

같은 날 미 국방부 역시 “중국은 대만 인근에서 군사 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불안과 계산 착오 우려를 높였다”면서 “대만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매우 확고하며, 이는 대만해협과 지역 내 평화 및 안정을 수호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미군 기지가 위치한 오키나와는 대만 동북부 해상에 위치해 지리적으로 대만과 가깝다. 또한 일본은 오키나와와 대만 사이 해협에 미사일 기지 1곳을 추가 건설해 2곳으로 늘리고 2023년까지 전자전 부대를 배치할 예정이다. 중국 군함, 특히 잠수함 진출을 틀어막겠다는 의도다.

로이터통신은 역내 안보에 정통한 대만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영국 항모전단이 훈련하는 사이 중국 군용기가 대거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한 것과 관련 “중국은 미국 항모전단을 상대로 모의 공격을 시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소식통은 또한 일본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새로 취임해 내각 구성을 발표하려는 시점에서 중국의 군사행동은 기시다 내각을 향한 압력으로 읽힐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이에 대한 로이터 통신의 논평 요구를 거부했으며, “우리는 중국과 대만 간의 사태 발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지만, 우리는 모든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것이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