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예상한 中 공산당 제20차 당 대회 결과

강우찬
2022년 09월 15일 오전 6:41 업데이트: 2022년 09월 15일 오전 10:02

중국 공산당은 다음 달 16일 향후 5년간 당내 권력구도를 결정할 중요 정치 행사인 제20차 전국대표회의(당 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이 대회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집권 2기 10년 임기 만료를 앞둔 중국 공산당의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 총서기가 연임해 집권 3기(3연임)를 맞이할 것인지다.

미 RFA 평론가인 천포쿵은 이번 당대회가 10월에 열리는 점에 주목했다. 당대회는 1956년부터 시작됐으며 1987년 이래 30년 이상 5년마다 10월 혹은 11월에 열렸다.

천포쿵은 “대회 개최 시기가 비교적 빠른 것은 대회를 앞두고 당내 노선 갈등을 벌이는 최고위층 간 권력 재편과 암투가 이미 해결됐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는 시진핑의 3연임 가능성에 관해 “반(半)은퇴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천포쿵은 “최근 관영매체에서는 ‘시진핑의 당 중앙 핵심’, ‘신(新)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적 지위 확립’을 반복 보도하며 시진핑의 존재감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는 시진핑이 권력을 모두 내려놓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시진핑은 현재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직,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 중화인민공화국 국가주석 등 3개 핵심 요직을 겸임하고 있다.

천포쿵은 시진핑이 3개 요직을 모두 유지하는 대신 한두 자리를 다른 최고위층에게 내줄 것으로 관측했다. 그 배경으로는 최근 당내 2인자인 리커창 총리의 부쩍 높아진 위상을 들었다.

그는 “관영매체는 과거 리커창 국무원 총리의 동정을 의도적으로 보도하지 않았지만, 요즘 들어 리커창 총리 보도에 할애하는 지면이나 뉴스시간이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열린 공안계통 표창식에는 시진핑에 뒤이어 리커창이 바로 시상식장에 입장했다.

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볼 수 없었던 장면이었다. 이전까지는 시진핑이 단독 입장한 후 시간을 두고 리커창이 입장해 서열을 분명히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같은 장면은 8월 공무원 표창식 때도 반복돼, 5월 표창식 장면이 우연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다.

천포쿵은 “이는 리커창 총리가 총서기나 국가주석 등 현재 시진핑 주석이 차지하고 있는 직책 일부를 넘겨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이 중앙군사위 주석을 최소 2년간 유지하면서 자신의 안전과 친위 세력의 당내 입지를 유지하는 형태로 점진적 은퇴, 반은퇴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시진핑이 이런 은퇴를 선택하게 된 배경으로는 현재 중국이 겪고 있는 경제 침체, 대외무역 환경 악화, 외국인 투자 철수, 국제사회에서의 전례 없는 고립 등을 언급하며 “당내 협상으로 마련된 절충안을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주요 정책은 변화 없을 것

홍콩에서 활동하는 정치평론가 옌춘거우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하나는 권력이 약해진 형태로 3연임하는 것, 다른 하나는 반은퇴하는 것이다.

옌춘거우는 “시진핑의 3연임은 이미 당 내부적으로는 결론이 나 있다. 다만 외부에서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없을 뿐이다”라며 “다만 약해진 권력으로 3연임을 하든지, 반쯤 은퇴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결정은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 구성원들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이들은 미중 관계가 다시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옌춘거우는 어느 쪽이든 중국 공산당의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은 지난 5월 말 우훙보를 유럽특사로 파견해 전랑외교에 사과하도록 하며 유럽 지도자들의 반응을 살폈는데 결과가 매우 나쁘게 나왔다”며 “유럽연합(EU)은 미국에 등을 돌리며까지 중국과 화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확실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공산당은 EU와 미국 사이를 멀어지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고, 크게 양보하더라도 민주주의 진영이 중국 공산당을 다시 받아들여 주기 쉽지 않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중국 공산당은 끝까지 싸우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옌춘거우는 미중 관계가 예전처럼 회복될 수는 없겠지만 더 악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미 최악인 데다 양측 모두 더 나빠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옌춘거우는 “중국 공산당은 내정이나 외교 모두 집권 이후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고 자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그 구성원들은 공산당이라는 배를 버릴 순 없기에 침몰을 늦추려 끝까지 버틸 것”이라며 시진핑의 3연임 역시 당의 생존을 위한 결정이라고 분석했다.